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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하] ‘렌트’ 김수하 “내 안의 많은 ‘나’ 중에 ‘섹시한 나’ 꺼냈죠”

2020.07.29

‘렌트’ 김수하 “내 안의 많은 ‘나’ 중에 ‘섹시한 나’ 꺼냈죠”

2020.07.28 / 이데일리 – 윤종성 기자

[뮤지컬 ‘렌트’ 김수하 인터뷰]
“미미와 마법같은 시간 보내는 중
내가 느끼는 감정 공유하고 싶어”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뮤지컬배우 김수하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사람들은 누구나 내면에 여러가지 모습을 품고 있잖아요. 새로운 배역을 할 때면 (내 안에서) 필요한 모습을 하나씩 꺼내 쓰는 기분이에요. 이번엔 ‘섹시함’을 꺼냈죠. 하하.”

뮤지컬 ‘렌트’에서 미미 역을 맡은 배우 김수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아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련의 여인(미스 사이공의 킴)도, 굳건한 신념으로 운명에 맞서는 여인(외쳐 조선의 진)도 모두 내 모습”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킴 역으로 활약했던 김수하는 약 5년의 해외 활동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해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에서 진 역을 맡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그는 곧장 뮤지컬 ‘렌트’에 출연하면서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이런 김수하를 두고 뮤지컬계에선 차세대 스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렌트’에서 김수하가 맡은 ‘미미’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에이즈 환자로, 오직 오늘만을 위해 사는 클럽 댄서다. 겉보기에 밝고 섹시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순수한 캐릭터다. 김수하는 “미미를 연기하다 보면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걸 홀로 짊어져야 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미미가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유약했던 미미를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우로서 강점을 묻자 “집중력”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뭐든 하나에 빠져들면 모든 걸 쏟아붓는 성격이란다. 그는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매순간 초집중 했다”며 “학교 다닐 때 이랬으면 전교 1등을 밥 먹듯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답했다.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수하가 뮤지컬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와 함께 서울 대학로에서 뮤지컬 ‘플레이’를 보고나서부터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도, 해외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도 부모는 늘 그의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돼줬다. 김수하는 “부모님이 항상 ‘도전해라’, ‘실패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기 위해 요즘도 틈틈이 공연장을 찾는다.

김수하는 “할머니가 돼서도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쁜 역할만 하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면서 “최정원 선배님처럼 끊임없이 변신하며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욕심나는 배역을 묻자, 한참을 고민하더니 ‘위키드’의 엘파바 역을 얘기했다. 하지만 김수하는 ”지금은 내가 다른 배우들보다 잘 할 자신이 없다”며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대, ‘렌트’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는 김수하. 그는 “작품을 하면서 매일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나는 마법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많은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렌트’는 오는 8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6만~1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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