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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하]“2020년 신인상 안겨줬던 작품… 무대에 ‘최고의 모습’ 올릴 것” 출처: 문화일보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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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배우 김수하는 “10년 전만 해도 라이선스 뮤지컬을 수입하는 게 대다수였다면 지금은 우리가 일본, 중국 등으로 창작 뮤지컬을 수출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곽성호 기자

■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무서운 신인 김수하

조선시대 배경‘자유·평등’찾기
“조직원 진 역할, 할수록 어려워
발목부상? 관객위해 참아야죠”

4년간 웨스트엔드 등서 공연
“英선 관광객이 뮤지컬 보지만
국내선 팬이 배우 보러 오죠”

“최고의 모습을 보여 드리려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서요. ‘최고가 되겠다’ 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최고를 보여드리며 그 한계치를 계속 올려 가는 것이죠.”

8월 2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에 출연 중인 뮤지컬배우 김수하는 무대에 서는 마음을 이렇게 말했다. 국내 무대 데뷔작이자 그에게 신인상을 안겨준 이 작품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빼앗긴 자유와 행복을 되찾기 위해 저항하는 비밀 조직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그는 조직의 일원 ‘진’역으로 출연해 뛰어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음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 20일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자유, 평등이라는 메시지는 조선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김수하는 웨스트엔드에서 데뷔해 국내 무대로 건너온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15년 ‘미스사이공’의 ‘킴’ 역으로 뮤지컬 본고장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한국인 여배우 최초로 주역을 맡았다. 이후 유럽과 일본에서 활동하다 2019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진’ 역으로 국내에 데뷔해 2020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 2021년 여자 주연상을 받으며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진’역으로 초연부터 삼연까지 빠지지 않고 참여한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다. 최근엔 공연 도중 무대 소품에 걸려 발목이 꺾이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관객석에서 걱정하는 소리가 났지만 그는 침착하게 공연을 이어나갔다. “관객분들이 ‘김수하’가 아닌 ‘진’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무대 위에서 ‘김수하는 괜찮나’하고 걱정을 끼쳐드리는 게 싫어 작품에 몰입하실 수 있도록 고통을 참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가 연기하는 진이 어떤 캐릭터인지 지난 시즌까지는 정의할 수 있었지만 역할에 빠져들수록 캐릭터를 설명하기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정말 용감한 친구라고 느낄 때도 있지만 여리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겉으로는 용감하고 의를 위해 본인을 희생하며 모든 일을 해 나가지만 아버지와 백성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여린 면이 나타나죠.”

극 중 배우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부채를 나눠 주는 장면은 작품만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다. 부채를 나눠 주는 기준이 있냐고 묻자 “난 관객석을 빠르게 스캔해서 어린 친구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뮤지컬 ‘더 플레이 엑스’를 보고 뮤지컬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입장할 때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던 배우가 있었는데 관객들을 위한 입장곡처럼 느껴졌다. 어린 친구들이 나처럼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더라도 문화 시야를 넓히고, 행복한 기억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했다. 어린 관객들이 많으면 어떻게 선정하냐고 묻자 웃으며 “손 내밀거나 박수 열심히 치고 함성 제일 많이 지르는 분께 부채를 드린다”고 답했다.

photo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비밀조직의 일원 ‘진’ 역을 맡은 김수하. 더웨이브 제공

국내와 해외 무대에서 각각 4년을 활약한 그에게 두 무대의 차이를 묻자 “해외는 관광객들이 뮤지컬을 많이 보고 처음 관람하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작품’을 보러 오는 분들이 많고 특정 배우를 보러 오는 분들이 적다”며 “한국에선 배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으시는 팬분들이 많다. 한국에 와서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많이 생겨서 정말 감사하고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암울한 시기를 보냈지만 국내에선 좌석 띄어 앉기로 공연이 유지된 상황에도 감사함을 느꼈다는 그는 “미국, 영국은 완전히 셧다운 돼 작품이 없어지니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했다.

영화 ‘배니싱: 미제 사건’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매체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는데 뮤지컬 연기와 많이 달라 좋은 경험이었다고 한다. 그는 “영화 오디션은 뮤지컬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에서 면접 보듯 진행돼 인상 깊었다”며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진행되지만 영화는 실제 현장에서 촬영하는 장면들이 많아 현장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 질문하자 “난 1년 전부터 차기작을 알았기 때문에 빨리 말하고 싶지만 7월 말에 무슨 작품인지 공개될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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