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국악과 힙합의 융합, 그 큰 울림
2020.04.29 / 매일경제 – 김은정(프리랜서)
2018년 쇼케이스, 2019년 6월 초연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녀신인상 수상, 제8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앙상블상 수상,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 부문 선정, 2018 한국콘텐츠진흥원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극은 한마디로 ‘스웨그 풍년’이다.
▶Info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기간 ~2020년 5월24일
-티켓 국봉관오피석 8만8000원, 백성자리알석 8만8000원, 스웨그에스석 7만7000원, 골빈당에이석 6만6000원
-시간 화~금 20시, 수 20시 / 주말 및 공휴일 14시, 18시30분 (월요일 공연 없음)
-출연 단-이휘종, 양희준, 이준영 / 진-정재은, 김수하 / 홍국-최민철, 임현수 / 십주-이경수, 이창용
상상 속의 조선. 백성들은 삶의 고단함과 역경을 시조에 담아 내일의 희망을 품으며 살아간다. 이처럼 삶의 모든 것을 시조의 운율로 승화시켰던 백성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그것은 서민 출신 시조대판서 자모가 역모죄 누명을 쓰고, 이로 인해 시조 활동이 금지된 것. 백성들은 점점 자유도, 행복도 잊은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 시조 자랑이 열리게 되고, 탈 속에 정체를 감추고 양반들의 악행을 파헤쳐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 시조단 ‘골빈당’은 이것을 기회 삼아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천민 출신이지만 틀에 박히지 않고 할 말은 하고 사는 ‘단’은 ‘후레자식/ 내가 바로 망할 자식/ 매일같이 무위도식/ 내가 바로 조선에서 제일 씩씩’이라는 시조를 읊으며 갑갑한 운명을 바꾸고자 한다. 양반가 출신이지만 아버지에 맞서며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진’은 골빈당원으로 국봉관 제일의 시조꾼으로 활약한다. 한편, 왕의 비선 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홍국은 자신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이유로 골빈당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힙합 용어인 ‘스웨그’와 ‘조선 시대’의 만남, 이 발칙한 상상은 예상보다 더 격한 흥과 에너지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젊고 독창적인 신진 크리에이터들의 기발한 상상력, 즉 ‘시조’가 국가 이념인 시대가 배경인 이 작품은 우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며, 슬픔과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관객들의 큰 공감을 얻어 낸다. 부와 신분에서의 자유,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희망에 방점을 둔 극은 신인 배우와 연륜 있는 배우들의 하모니가 돋보인다. 개량 한복으로 무장한 배우들은 무대를 마치 우리 전통 마당놀이와 같은 벽이 없는 한바탕 놀이로 만들어 버린다. 시대와 세대를 융합한 부채, 국악, 랩, 힙합, 무용 등은 ‘자유와 자신감’의 상징이자 훌륭한 도구가 된다. 게다가 ‘이것이 양반놀음’, ‘골빈당’, ‘나의 길’, ‘운명의 길’, ‘조선 시조 자랑’, ‘비애가’, ‘새로운 세상’ 등의 넘버는 귀 호강을 너머 눈과 마음까지 만족시킨다.
코로나19로 잠시 공연을 중단하고 다시 재개한 이 뮤지컬의 해피 엔딩처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분명 우리에게 희망이 온다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극은 무대, 배우, 노래, 춤 그리고 메시지 또한 잘 융합되어 꽤 큰 울림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