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뮤지컬 뮤직비디오 한 편, 열 홍보영상 안 부럽네
2020.03.11 / 한겨례 – 남지은 기자
【뮤지컬 공연계 뮤비 바람】
‘스웨이그에이지’ ‘마리퀴리’ ‘레베카’
공연 개막 전 대표 넘버 미리 들려줘
‘병맛’ ‘애니메이션’ 등 콘셉트도 다양
작품마다 각자의 색깔 담으며 진화
2010년께 대형뮤지컬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중소형 제작사도 적극적으로 제작
SNS 활발해지며 홍보 창구 넓어져
뮤비 시청자, 공연의 새 관객으로 유입
“뜨거운 오늘 밤~ 불타는 국봉관~ 내가 누구?(진이! ) 자 국봉관 소리 질러!(예~~~~~♬)”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한 여성의 선창에 수많은 남녀가 장단을 맞춘다. 국악을 접목한 음악에 맞춰 이어지는 노래가 흥겹다. “고단한 하루 일에 지쳐버린 사람들~♬” 유튜브에서 ‘놀아보세’를 검색하면 나오는 뮤직비디오다. 신인 가수의 새 노래인가?
‘놀아보세’는 지난달 14일 개막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속 대표 노래(넘버)다.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에서 백성들이 비밀스럽게 모여 한바탕 신명 나게 시조를 즐긴다. 그 모습을 2020년 현재로 옮겨놓은 듯한 콘셉트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이다. <스웨그에이지>의 제작사 피엘(PL)엔터테인먼트 쪽은 “작품이 가진 ‘흥’을 담아내고 무대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배우들의 매력도 알리고 싶어 만들었다”고 말했다.
요즘 ‘뮤지컬 뮤직비디오’가 공연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 속 노래를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작업은 2010년 <모차르트>를 비롯해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엔 중소극장 작품도 적극적으로 뮤직비디오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7일 개막한 <어나더어스>(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도 오는 15일까지 단 2주간 공연하는데, 개막에 앞서 ‘별들처럼’과 ‘라메스’ 두 곡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3월2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시작하는 <마리 퀴리> 역시 ‘라듐 파라다이스’의 뮤직비디오를 5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