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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하] [인터뷰]‘팬텀싱어3’ 라비던스 “콜롬버스 배처럼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개척할 것”

2020.07.29

[인터뷰]‘팬텀싱어3’ 라비던스 “콜롬버스 배처럼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개척할 것”

2020.07.25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진향희 기자

이미지 원본보기 ‘라비던스’는 뮤지컬 원석 황건하, 음악천재 테너 존노, 장르파괴 소리꾼 고영열, 인간첼로 베이스 김바울(왼쪽부터)로 구성됐다. 사진l유용석 기자[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라비던스’(RabidAnce 고영열, 존노, 김바울, 황건하)는 매혹적이고 강렬했다. 결승 1라운드에서 부른 ‘흥타령’ 무대는 3년 만에 돌아온 JTBC ‘팬텀싱어3’ 최고의 하이라이트 무대였다. 다시 찾아보고 싶은, 그리고 회자될 역대급 무대였다.

‘팬텀싱어’ 역사상 최초로 국악 장르를 선곡한 라비던스는 남도민요 ‘흥타령’을 4중창으로 블렌딩, 한국인의 한과 흥을 절절히 토해냈다. 시청자는 압도됐고, 심사위원들은 눈물을 보였다.

스티비 원더의 ‘어나더 스타(Another star)’ 무대는 360도 달랐다. 라틴 음악의 리듬감을 자유자재로 겆고 놀면서도 격한 황홀감을 선사,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존노는 “어렸을 때부터 제일 하고 싶었던, 현장에서 즐겼던 무대였다”면서 “음악을 가지고 노는 우리 모습을 보면서 진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라비던스는 음악천재 테너 존노(29), 장르파괴 소리꾼 고영열(27), 뮤지컬 원석 황건하(23), 인간첼로 베이스 김바울(29)로 구성됐다. 소리꾼, 성악가, 뮤지컬 배우가 모인 보기 드문 조합이다.

팝, 가요, 월드뮤직까지 연이어 선보인 4번의 결승 무대는 예측할 수 없는, 다채로운 감동과 뜨거운 희열을 안겼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네 남자 ‘라비던스’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이미지 원본보기 팀명 ‘라비던스’(Rabidance)는 영어 ‘Rabid’(광적인)와 ‘Guidance’(안내)를 합친 단어. “광적인 음악으로 여러분들을 안내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사진l유용석 기자
Q. 대장정이었다. 경연을 끝낸 소감은

(고영열) 8개월이었지만 눈을 감았다 뜬 것처럼 후딱 지난 간 것 같다. 다른 세계에 잠시 다녀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최근이라고 생각했던 게 작년 11월이더라.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2등 한 것도 감사한 일이다.

(황건하) 살면서 가장 바쁘게 살았고, 최대치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일을 해온 기간이다. 8개월이란 시간이 하루 만에 끝나니 허무하더라. 뭘 해야 할 것 같고, 외워야 할 것 같고 그렇다. 막상 일이 없어지니 실직자가 된 느낌도 든다.(웃음) 당시엔 아쉬웠을 수도 있는데 끝나고 나니 모두 소중한 기억이다.

(존노) 한국에 지인도 없고, 친구도 없고, 족보도 없는데…(웃음) 와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행복했다. 뒤돌아보니 지난 5년간 오페라를 20편 했더라. 이런 좋은 기회를 만나 한국에 왔고, 친구와 동료가 생겨 행복했다. 만화의 한 캐릭터가 된 느낌이다. 제가 ‘슬램덩크’를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어떻게 살아남을까 생각도 하고 그랬다. 우승을 못해 솔직히 실망감도 좀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겠더라.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 개성과 비전이 강한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다 생각한다.

(김바울) 유학 때문에 독일에 나가있던 상황이었는데,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선망했던 분들도 보고, 그들과 동등하게 음악 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매일매일 연습을 하다 보니 7kg이나 빠졌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존노) ‘흥타령’이다. 프로듀서로서 4중창을 만들어야 하고 새롭게 만드는 게 맞다 생각했다. 국악의 정서를 지키면서 4중창의 포지션을 배치했어야 했다. ‘부질없다 부질없다’는 정서를 잘 표현한 것 같다.

(김바울) 제 아버지가 그 노래 듣고 처음으로 우셨다.

(고영열) 국악을 부르게 될 지 꿈에도 몰랐다. 한국적인 걸 한국 사람들이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국안인으로서 한국인이 한국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국악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황건하) 영열이 형이랑 ‘Ti pathos’ 무대를 했을 때가 기억난다.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었고, 좀 더 저를 내려놓고 할 수 있었다. 제가 점점 더 성장해 나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Q. 각각의 개성이 뚜렷해보인다. 서로의 매력은 뭔가

(고영열) 건하는 도전 정신이 있고 자기 아집이 있다. 변화하려는 적극적인, 건강한 젊은 피라 생각한다. 뮤지컬 배우라 그런지 집념도 있다. 뭔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든다.

(황건하) 존노 형은 슬프거나 우울한 노래할 때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무대 위에선 사람이 다르게 변해서 그 상황 자체를 즐기고 있더라. 긴장이나 두려움이 하나도 안 느껴지고 아티스트로 살아 숨쉬는 게 너무 멋지다. 단순히 성악가가 아닌 아티스트 존노로 보여지는 게 멋졌다.(형, 나 피자 먹고 싶어)

(존노) 동양인이 늘 혼자라서 ‘너네가 뭐라 해도 난 살아남는다’ 그런 게 있었다. 단련이 됐다. 김바울은 섬세하고 잘 챙겨주고 무엇보다 목소리가 정말 좋다. 베이스들 중에서도 자기 색깔을 만들어내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항상 무대에 같이 설 때마다 빚을 발하는 베이스다.

Q. 그렇다면 ‘라비던스’만의 매력은 뭘까

(고영열) 다채로움이다. 우리 팀은 성악과 소리꾼, 뮤지컬 이렇게 세 장르가 섞여있다. 색깔이 다양한 네 멤버가 만들 다채로움이 우리의 매력이다.

(김바울) 저는 무지개라 생각했다. 대중과 멀리하는 그룹은 아니다. 다양한 색이 있지만 조화롭다. 무지개를 억지로 그리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저희 몫이다.

Q. 다들 개성이 강해보이는데, 팀워크는 어떤가

(고영열) 경연을 하면서 끈끈한 전우애를 느꼈다. 아직 프로그램이 끝나고 저희끼리 사적인 자리를 만들어 길게 얘기해보거나 날을 잡고 데이트 하거나 놀아 보지 못했다.(웃음) 각자 속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깊게 하진 못했다. 우리끼리 시간을 즐겨볼 겸 그런 시간을 가지려 한다.

(황건하) 4명 다 헛소리를 잘해서 잘 맞다.(웃음)

이미지 원본보기 라비던스는 결선 무대에서 이스라엘 이단 라헬 프로젝트의 ‘밀림 야폿 멜헬레헤’를 열창, 현지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사진l유용석 기자 팀명 ‘라비던스’(Rabidance)는 영어 ‘Rabid’(광적인)와 ‘Guidance’(안내)를 합친 단어이다. 멤버들은 “광적인 음악으로 여러분들을 안내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라비던스는 스펙타클하면서도 실험적인 도전을 꿈꾼다. 고영열은 “콜롬버스의 항해처럼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고 싶다”고 했다.

존노는 “동갑 임영웅과 컬래버를 해보고 싶다”며 “그의 목소리와 감성을 좋아한다”고 했다.

또, “마이너 음악,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 ‘음악캠프’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그램에도 나가 우리 음악을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황건하는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Q. 컬래버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존노) 힙합도 좋아하고 가요도 좋아한다. 많이 들었던 노래가 박인수 이동원의 ‘향수’라는 곡이다. 성악가 1명과 가수 1명이 함께 부르는 화음과 조합이 색다르면서도 너무 와 닿았다. 같은 91년생이기도 하고…(웃음)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임영웅 씨와 컬래버를 해보고 싶다. 그의 목소리, 느낌을 좋아한다.

(고영열) 저는 같은 93년생으로서…(웃음) 아이유! 고민하는 모습이 앨범마다 담겼다. 그냥 하는 앨범이 아니라 아티스트적인 가수다. 배울 점도 많고 노래를 너무 잘한다. 목소리도 너무 좋다. 어릴 때부터 팬이다.(웃음)

(김바울) 저도 아이유. 자기 색을 가지면서 재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조화롭게 잘 섞이고 장르 불문이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 목소리에 집중을 많이 하는데 그 톤이… 그 나이에 나올 수 없는 한스러움도 있다. 들으면 매료된다. 또, 윤종신 선생님을 좋아한다. ‘월간 윤종신’ 열혈 팬이다.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가 너무 좋다. 메시지가 있다. ‘팬텀싱어’ 나오면서 첫 인터뷰를 할 때 ‘윤종신 선생님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다.

(황건히) 저는 SG워너비의 김진호 씨다. 노래를 들으면 ‘진심으로 노래하는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저도 음악에서 ‘진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아쉬운 탈락자가 있다면

(고영열) 너무 많다. 구본수도 있고.

(황건하) 김경한 형이 아쉽다. 첫 듀엣 무대 준비를 하면서 떨림이 전혀 없이 노래하는데 정말 잘한다 싶었다.

(존노) 뮤지컬 배우 노윤이란 친구가 있었다. 다 못 보여준 것 같아 아쉬웠다.

(김바울) 테너 윤서준. 음역대도 고음까지 갖고 있는 좋은 테너다. 이미 한국에서 라이징 스타로 뜨고 있었는데, 안타깝게 떨어졌다.

Q. ‘팬텀싱어’를 보고 아들에게 음악을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아질 것 같다

(황건하) 사랑하면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제일 고통스러울 수 있는 일이다.

(김바울) 막연한 꿈을 갖고 공부하는 건데 음악이 직업이 되니 ‘뭘 하고 벌어먹고 살지’란 생각도 들었다. 역시 ‘예체능은 취미로 하고 공부를 할 걸 그랬나’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음악) 정말 음악을 사랑해야 한다.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이미지 원본보기 라비던스는 “임영웅, 아이유, 윤종신과 컬래버 하고 싶다고”고 말했다. 사진l유용석 기자

라비던스는 쿠바 음악(‘Tú eresla música que tengo que cantar’)을 시작으로 그리스(‘Ti páthos’), 쿼텟의 스페인(‘Te Quiero, Te Quiero’)을 거쳐 결승에서 남도민요 ‘흥타령’과 이스라엘 곡 ‘Millim Yaffot Me’Eleh’까지 월드뮤직의 향연을 펼쳤다.

덕분에 이스라엘 TV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생방송 최종 결승 2라운드 무대에서 이스라엘 이단 라헬 프로젝트의 ‘밀림 야폿 멜헬레헤’를 열창한 가운데, 이스라엘 한 방송사 뉴스에서 라비던스를 집중 소개했다. 원곡자인 이단 라헬로는 라비던스를 팔로잉 하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존노)결선에서 이스라엘 곡을 불렀는데 원곡자로부터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이 왔다. 이스라엘 방송에도 ‘팬텀싱어’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소개됐다고 하더라. 내년이 이스라엘과 수교 60주년이더라. 우리의 목소리, 음악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Q. 못 불러 아쉬운 노래가 있다면

(고영열) 조수미 선생님의 ‘달의 아들’이다. 스페인 가수가 부른 노래였는데 기회가 된다면 불러보고 싶다.

Q. 곧 갈라 콘서트도 있다. 생애 첫 콘서트인데

(황건하) 실감이 안 난 상태에서 ‘팬텀싱어’가 끝나버렸다. 경연은 무관중으로 진행됐는데, 공연은 좋아하는 관객들이 앞에 있으니 너무 설렌다.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니까 확실히 다르다.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상 받는 느낌일 것 같다.

Q. 나가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존노) 예전부터 ‘라디오스타’ ‘무릎팍도사’ 나가는 게 꿈이었다. ‘무릎팍도사’는 없어졌지만, 애청자였다. 나중에 저 프로에 나가고 싶단 생각을 늘 했었다. ‘라디오스타’에 나가서 라비던스의 광기를 보여주고 싶다.

(김바울) ‘뭉쳐야 찬다’에 나가고 싶다고 예능 국장님께 말씀드렸다. 축구를 좋아한다.

Q. 조각미남, 인간첼로, 음악천재라는 애칭이 있었다

(황건하) 조각미남 아냐… 왜 그런 멘트를 하셨는지

(존노) 천재 아닌데…(웃음)

(김바울) 건하의 경우 전현무님이 멘트로 조각미남이라고 해서 ‘조미’ ‘조미’ 한 거다. 인간첼로는 너무 감사한 칭찬이지만 변성기를 잘 보내야 한다.(웃음)

Q. 앞으로 계획은

(고영열) 세계 유일무이한 팀이 되고 싶다. 아무도 못했던 길을 간다. 그 자체의 의미가 크다. 콜롬버스 배와 같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올지 신대륙을 발견할지 모른다. 대륙까지 다다르는 팀이 될 것이다. 개척자 역할을 하고 싶다.

(존노) ‘음악캠프’에도 서고 싶다. 외국에서 살다 보면 동양인 하면 대부분 중국인인 줄 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보면서 느낀 것들이 많았다. 우리도 우리 위치에서 한국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고, 한국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김바울) 크로스오버라고 마이너 음악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국인의 한과 흥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한국인만 알 수 있는 흥적인 부분을 다른 세계에서도 통용시키는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그룹이 아니다. 한국 음악 시장에 한 역사를 만들고 싶다. 기초가 되고 싶다.

(황건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