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동클’ 인터뷰②] “변신로봇 합체한 느낌, 갱년기 없이 지나갈듯”
2017-09-16 /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섹동클’ 인터뷰①]에 이어
지난 3일 뮤지컬배우 최민철, 문종원, 김대종, 조순창, 양준모, 최수형은 ‘섹시 동안 클럽’, 일명 ‘섹동클’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2017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SSMF) 무대에 섰다.
이들 무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독 콘서트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섹동클’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열정은 연습의 원동력이 됐고, 결과는 무대에서 나타났다.
만족스러운 무대를 마쳤지만 이들은 연습을 떠올리자 “정말 힘들었습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6월 말 처음 만나 연습을 시작했을 정도로 긴 시간 준비하기도 했고, 기존 곡이 아닌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최민철 : “잘못 편곡했다가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것이고 해놓고도 욕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신경 쓰였어요. 그래도 한가닥씩 하는 사람들인데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죠. 이렇게까지 많이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섯명이 막상 모여서 해보니까 노래들이 다 너무 세더라고요. 각각 보이스들이 개성이 넘치는데다 성량도 너무 좋아서 화음 맞추는 것도 힘들었고요. 소리 모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게 정말 오래 걸렸죠.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직도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그래도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김대종 “각자 다들 스케줄이 다 있으니까 주로 밤에 모여서 연습을 했어요. 밤 11시에 모여 새벽 2~3시까지 했죠. 정말 신기한게 다들 새벽에 연습해도 목청들이 좋더라고요.(웃음) 정말 주민신고를 걱정하며 창문을 닫고 연습했어요.”
연습은 힘들었지만 분명 그보다 큰 보람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농담삼아 만들어진 ‘섹동클’이 ‘이석준의 이야기쇼’를 통해 진짜 팀이 되고, 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되고 단독 콘서트까지 바라게 하는 팀이 됐으니 신기하기도 하다.
문종원 : “꼭 이 공연을 잘 하고싶다기보다 참여했으니 자기 일 같은 거죠. 사실 다 즐기는거 좋아하고 좋은게 좋은거인 사람들이지만 열심히 개인을 위해 하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개인적으로 하지 않고 자기 일처럼 할 수 있었다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최민철 : 맞아요. 저도 그렇고 대부분이 행사를 잘 안 해요. 그런데 이번 페스티벌은 달랐죠. 개런티 문제가 아닌 거예요. 자기 일처럼 신나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이게 부와 명예를 가져달 줄 건 아니잖아요.(웃음)”
김대종 : 전 정말 섹동클럽 잘만 유지하면 갱년기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년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어요. 배우들이 이상하게 공연이 즐겁기도 한데 동시에 원인 모를 스트레스가 있거든요.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까 일이기도 하고 주변 의식하느라 100% 즐기지 못하죠. 이것도 똑같이 부담을 갖고 시작했지만 ‘내 무대다’ 생각하면서 나를 보여준 것 같았어요. 우리라는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그 즐거움 때문에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 거죠.
조순창 : 변신로봇들이 합체한 느낌이었어요.
최민철은 “우리가 콘셉트를 정해서 잘 할 수 있는 거를 기획하고 편곡하고 우리끼리 연습하고 그러니까 재미가 있다”며 “다른 작품에 참여하는 거랑은 좀 다른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섹동클’ 멤버들은 이같은 결과의 공을 최민철에게 돌렸다. 문종원은 “엄청 힘들었는데 민철이 형 때문에 한 것”이라고 밝혔고, 최민철은 “악덕업주 같은 것”이라며 웃었다.
문종원 : “악덕업주가 이런거구나 했어요. 민철이 형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은 몰랐는데 스태프들도 엄청 괴롭혔죠. 아이디어가 있는데 사실 그게 다 돈이잖아요. 돈이고 노력이고 그런데 엄청 열심히 하더라고요. (양)준모 영상도 너무 웃긴 게 바쁜 애가 잠깐 한국에 왔을 때 민철이 형이 그 영상을 꼭 해야 된다고 해서 녹음도 하고 영상도 찍고 CG까지 하고 말도 안 되게 다 했어요. 형이 안무 지도까지 했다니까요.”
최민철 : 준모는 얼떨결에 영상을 찍었어요.(웃음) 새벽부터 일정을 소화하느라 눈도 못 뜨는 애를 데려다가 옷 입혀서 안무시키고. 또 마지막 곡을 할 때는 아무도 모르는 팝페라 곡이라 노래로 어필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무조건 폭죽 아니면 불꽃을 하자고 했어요. 내 개런티를 내고 사비를 털어서라도 할테니까 폭죽 가야 한다고 했어요. 엄청 고집을 부린 거죠. 정말 스태프들이 잘 도와줬어요.”
조순창은 “이런 얼굴을 하고 떼를 쓰는데 누가 안 들어주겠나”라며 웃었다. 최민철은 “일은 벌려 놨는데 어설프면 안 되지 않나. 해야 되니까”라고 말했다.
김대종 : 이번에 진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던게 민철이 형을 오래 봐왔지만 어딜 가서 쉽게 총대를 매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 새로운 모습을 봤어요. ‘잘 돼야 한다. 연습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연습시간보다 먼저 나와서 준비하더라고요.”
최수형은 “(최)민철 형이 파트 구분도 다 하시고, 탱고도 추시고. 노래 연습 외에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최민철 : “사실 우리끼리도 시행착오가 좀 있었어요. 곡 선정부터 아이디어까지 시행착오가 좀 있었는데 그러면서 우리 팀의 색깔을 찾은 것 같아요. 처음엔 음악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모니에 집착했는데 각자의 개성을 갖고 하자고 생각이 바뀌니 쉽게 풀렸던 것 같아요. 굳이 완벽한 앙상블과 화음이 아니더라도 우리 콘셉트에 맞는 노래와 창법이면 어필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 때 저희 팀만의 노래가 나오고 색깔이 보이고 확신이 들었어요. 그게 불과 페스티벌 이틀 전이에요.”
최수형 : “그건 저도 동시에 느꼈어요. 오늘 뭔가 좀 다른데? 좀 될 것 같은데? 영감을 받은 거죠.
김대종 : “리허설 하고 온 날이었는데 리허설 하고나서 다들 뭔가 아쉬움이 있었어요. ‘뭘까? 이 하나는 뭘까?’ 하다가 어떻게 연습하다 보니까 뭐가 잘 풀리더라고요.”
최민철은 “그런 의구심이 사실 있었다. 단지 페스티벌을 쉽게 생각하면 이벤트 공연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렇다고 하기엔 연습을 너무 많이 했다”며 “새벽까지 연습하기란 쉽지 않다. 다들 방송 촬영에 영화 촬영에 공연에 바쁘다. 어느 순간 ‘우리가 뭘 위해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최민철 : “다행히 불만 늘어놓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렇게 생긴 애들이 불만 늘어놓으면 어쩔거야. 거의 폭동이지.(웃음) 외모가 이래서 그렇지 심성은 다 착해요. ‘피곤한데’ 하면서 또 다 해요. 사실 전 일을 까다롭게 하는 스타일이고 걱정이 많아요. 제가 큰소리를 너무 쳐놔서 주위 사람들을 엄청 괴롭혔죠. 안되면 안되는 거였어요.”
최민철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해서 혼자 끙끙 앓지는 않았다. “멤버들에게 할 말 다 하면서 했다”고 밝힌 최민철은 “사실 의견은 다같이 냈다. 내가 독단적으로 하지 않았고 협의를 많이 했다. 특히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의 80%는 대종이한테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종 : “아이디어를 냈을 때 100% 다 받지는 않았어요. 비난하고 저를 쪼았죠. 아이디어를 압박했어요.(웃음)”
그렇다고 아이디어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문종원은 “은근히 섹시 동안 클럽이 ‘섹동클’ 콘셉트를 위해 아이디어를 막 짜내고 이미지 메이킹을 하진 않는다. 사람들이 ‘섹동클’이라는 걸로 모였을 뿐”이라고 설명했고, 조순창은 “솔직히 우리 좋자고 만났잖아. 서로 얼굴 보면 웃기니까”라며 웃었다.
문종원은 “‘섹동클’은 억지로 만든게 하나도 없다”고 자부했다. 김대종 역시 “자연스러움”이라고 거들었다. 조순창은 “우리가 짠 건 그거밖에 없다. 나갈 때 웃지 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철 : “웃기려고 하는 순간 우린 웃긴 사람이 돼요. 그건 우리끼리 강조했죠. 우스꽝스러운 팀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고요. 진지하게 하는데 그게 위트가 있으면 사람들이 그걸 즐기고 우리 페이스에 넘어올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고마운건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님과 김서룡 연출님, 변희석 음악감독님이 정말 잘 해주셨어요.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어설펐거나 하지도 못했을 거예요.”
‘섹동클’ 멤버들은 무용수 이경화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최민철은 “그냥 노래만 부르면 재미가 없으니 탱고 아이디어를 냈다. 다 바빠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했는데 이경화 씨가 정말 잘 해줬다”며 이경화를 칭찬했다.
김대종 : “(이)경화 카리스마가 정말 장난 아니었어요. 정확하게 균형을 잡았죠. ‘벽을 뚫는 남자’ 할 때 안무가로 만났는데 그 때 성실함을 알았어요. 탱고를 잘 추는 사람보다 우리한테 절대 눌리지 않을 만한 에너지가 중요했는데 그 때 딱 경화가 떠올랐죠. 모두들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끄덕 했죠. 너무 열심히 해줬어요.”
최민철 : “이 친구라면 되겠다 싶었어요. ‘섹시 동안 클럽’만의 이미지가 있듯 우리 게스트도 콘텐츠가 되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경화가 고마웠죠. 단지 게스트라고 생각했으면 그 정도가 아닌데 그 친구도 자기 일처럼 영상이나 의상 콘셉트 찾아서 이 콘셉트, 저 콘셉트 의견을 내주고 너무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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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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