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배우 윤공주, “나에게 ‘아이다’란? 선물”
2019.11.21 / 한국증권신문 – 조나단기자
전세계 마지막 누비아의 공주가 된 뮤지컬 배우 윤공주
뮤지컬 <아이다>의 피날레 스테이지가 시작됐다. 뮤지컬 <아이다>의 제작자인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한국을 마지막 무대를 마지막으로 <아이다>의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버전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레플리카는 음악과 대본은 물론 안무, 연출, 의상, 무대 등을 오리지널과 똑같이 제작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난 13일 시작된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 홀 무대가 뮤지컬 <아이다> 오리지널 레플리카 공연의 마지막이다.
<아이다>는 파이널 스테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명실 상부한 스타 뮤지컬 배우들이 합류해 개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웨스트엔드에서 ‘킹앤아이’ 공연을 하고 있던 전나영 배우가 마지막 ‘아이다’로 참여하는가 하면, ‘아이다’와 사랑에 빠지는 라다메스 역의 김우형, 최재림이 합류했으며 7년 만에 이집트의 공주로 돌아온 정선아와 아이비 등이 캐스팅됐다.
여기에 2016년 합류해 누비아의 마지막 공주인 ‘아이다’로 분했던 뮤지컬 배우 윤공주가 마지막 아이다로 다시 돌아와 무대를 꾸미고 있다. 개막 전부터 ‘파이널 스테이지’라는 부분이 집중되다 보니 배우들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기대감과 걱정이 앞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본 그녀는 누구보다 밝고, 유쾌한 모습이었다.
“<아이다>라는 뮤지컬은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한 번은 꼭 봐야 할 공연이다. 여자친구에게는 선물을, 부모님에게는 잃어버린 동심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공연이고, 친구들과는 볼거리와 즐거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렇게 하면 되겠죠?” 뮤지컬 <아이다>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해 웃음 짓게 했다. 2019년의 마지막과 2020년을 뮤지컬 <아이다>와 함께 보내게 된 누비아의 마지막 공주님을 만나보았다.
Q. 반갑다. 파이널 스테이지, 첫 공연에 올라간 소감은? 부담감은 없었나.
A. 첫 공연을 올라갔을 때, 정말 마지막 공연처럼 느껴졌어요. 관객들도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모든 배우들이 떨릴 틈도 없이 너무 몰입해서 작품에 임했거든요. 그래서 첫 공연 이후 아직 몇 번 밖에 무대에 안 올라갔지만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꾸미고, <아이다>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뮤지컬 <아이다>라는 작품은 제게 책임감을 갖게 하고 있어요. 마지막 피날레 무대를 제가 채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관객들에게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실망시켜드리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거든요. 그만큼 자부심도 생기는 것 같아요. 사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으쌰 으쌰 하고 있어요. 누가 다쳐서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될까 봐 몸도 안 아프려고 노력 중입니다.(웃음)
Q.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아이다’ 역을 맡았다.
A. 사실 지난 시즌에 3년 후쯤 다시 공연이 올라갈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전 제가 나이도 있고 그래서 감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었죠.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마지막 무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열심히 작품에 임했던 것 같아요.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었죠. 지금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책임감이 앞서 다른 공연들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하면서 느끼는 건데 정말 이 작품은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거예요. 제가 무대 위를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꼈고,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기존의 대본이나 텍스트에 많이 집중을 한다고 들었다. 달라진 점이 있을까.
A. 네. 대본에 충실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저를 이끄는 디렉터와 연출님의 말을 최대한 알아들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그런 디렉팅을 전적으로 믿고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누비아 공주로서의 강인함이 많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 제가 그렸던 ‘아이다’라는 인물은 사랑에 빠지고 어쩔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는 부분에 집중했던 공주이자 여자였다면, 이번에는 정말 강인한 누비아의 공주 그리고 한 나라의 공주로서 책임감과 의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과의 사랑으로 생기는 갈등을 조금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이게 달라진 부분이고 제가 전 시즌에서 놓쳤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단순한 여자나 공주가 아니라 한 나라의 공주로서 사랑과 백성, 나라에 대한 갈등에 집중했고, 책임감과 불안함, 강인함 등이 복합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요.
Q. 누비아 백성들의 울부짖음에 한 마리 사자처럼 포효하더라.
A. 맞아요. 사자 같아요. 그들의 눈을 본 아이다는 깨닫죠. 그들을 저버릴 수 없다는걸요. 적국의 장군과의 사랑에 빠졌던 그녀가 현실을 깨닫고 깨어나는 순간 변화가 시작된다. 여인에서 한 나라의 공주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담겨있다. ‘The Gods Love Nubia’ 넘버가 절망에 빠져있는 백성들을 바라보던 ‘아이다’가 그들에게 우리는 죽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사실 아이다는 “사랑, 그까짓 것 안 했다고 치면 돼, 그를 만나지 않았을 때도 난 살아왔어. 안 만났다고 생각하고 살면 돼, 쉬운 거야. 난 이 나라의 공주로서 말도 안 되는 원수의 장군과 사랑하면 안 된다”라고 외치긴 하지만 사실 이게 말이 그렇지 사랑과 이별이 쉽지만은 않아요. 이런 부분들에서 오는 고뇌도 있고 심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Q. 적국의 왕자,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구애가 부담스럽지는 않는지.
A. 저돌적인데 정우성이나 공유라면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요.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저돌적으로 다가오면 부담스럽겠지만, 첫눈에 반할만한 사람이 저돌적으로 다가오면 저도 모르게 제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것 같아요. 저에게 오면 정말 미라클이겠죠.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없는 것 같아요…
라다메스 역을 맡은 배우 김우형
Q. 김우형 배우와 많은 작품을 해왔다. 호흡 또한 좋을 것 같은데.
A. 10여 년간 8작품인가 한 것 같아요. <컨페션> <올슉업> <나쁜 녀석들> <안나 카레니나> 등등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일 듣기 좋았던 말은 ‘두 사람 진짜 사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었어요. 그렇게 보였다는 건 정말 우리의 합이 잘 맞고, ‘아이다’ ‘라다메스’ 역을 맡은 배우의 한 사람이 아닌 배역 속 그들을 보셨다는 거잖아요. 김우형 배우가 모든 여배우의 0순위 파트너거든요. 그런데 저랑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정말 눈빛만 봐도 어떻게 연기하고 반응하는지 알 정도에요. 그리고 우리가 눈빛으로 맞췄던 것들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순간이 정말 재밌거든요. 예를 들어, <아이다>란 작품에서 제일 마지막 장면인 박물관에서 전생에 아이다와 라다메스였음을 서로 알아보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장면이 두 사람 모두 각자의 호흡과 느낌이 있는데, 이게 서로 계산할 수도 없고 눈빛으로만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걸 관객들이 알아줄 정도로 호흡이 정말 잘 맞는 배우죠. 그리고 그만큼 항상 힘이 돼주는 친구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같은 배역을 맡은 최재림 배우는 정말 자유롭고 자신감이 넘쳐요. 무모함이 아니라 정말 잘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배우죠. 그래서 장군 역할이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자신감에 제가 끌려나가더라고요. 동생인데 오빠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는 정말 의지가 되는 배우죠. 이번이 처음 만난 건 아니고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작품에서 같이 무대에 올랐었어요. 배우 최재림은 같이 있으면 정말 많은 공부가 되는 배우에요. 음악적으로 폭도 넓고 너무 잘 승화하는 친구인데다가, 평상시에도 정말 밝은 에너지를 주변에 주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정말 큰 힘을 받고 있어요.
Q. 작품에 쏟아붓는 에너지가 많을 것 같은데, 컨디션 조절은 잘 되고 있나.
A. 다행히도 제가 공연에 들어가기 전에 집중한 부분들은 잘 빠져나오거든요. 그런데 몸이나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정신은 잘 빠져나오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연하는 동안에는 집중을 잘 유지하는 편이고,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최대한 사람 윤공주로서의 여유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20년이 넘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A. 정말 놀랍죠. 좋은 음악은 언제 들어도 촌스럽지 않다는 걸 이 작품이 잘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오랜 기간을 해왔기 때문에 스토리나 무대, 음악에 대한 완성도도 높죠. 너무 완벽해요. 그런데 무대 조명이나 색감, 의상, 스토리에 대한 완벽함은 우리나라에서만 잘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다>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어요. 사랑이란 건 전 세계 공통언어지만, 우리 국민들만 느낄 수 있는 ‘한’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들에 관객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저를 버리고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에 집중하고 있는 부분들에 관객들이 좋게 봐주시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마지막 공연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지만,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A. 나중에 한다고 해도 저는 진짜 못할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제 자신이 우선이라서 그런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보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오늘의 무대를 소중하게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 최대한 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공연 중에 제일 집중하는 장면 혹은 넘버가 있을까
A.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집중을 안 해야 하는 장면이 없다는 거였어요. 첫날 성기윤 배우님이 공연을 보러 와서 해줬던 말이 있거든요. “모든 배우들이 대사를 하지 않는 그 순간까지, 단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더라. 그냥 존재했던 순간이 없었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저는 무대 위에 올라가서 누비아 공주가 되는 것 같거든요. 이집트에 끌려가는 순간부터도 ‘난 스마트한 공주야’란 생각에 이곳이 어딘지 파악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씬에 맞춰 움직이긴 하지만요. 그만큼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존재하는 모든 시간에 늘 작품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암네리스 역의 배우 정선아
Q. 연적인 암네리스와의 관계가 미묘하다.
A. 일단 무대 위에서는 제가 이집트 공주의 시녀로 들어갔으니 죽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려서 그녀에게 좋은 시녀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노력을 해서 그런지 그녀도 저도 서로의 아픔이라고 해야 할까요, 힘듦을 공감하는 사이까지 발전하게 되죠. 둘에게 주어진 상황은 정 반대이지만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소중한 사람, 그리고 친구가 되죠.
사적으로는 이번 작품이 정선아 배우랑 처음 하는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서로 만났을 때 엄청 놀랐어요. 제가 2002년 <렌트>라는 작품을 보면서 정말 팬이 됐었거든요. 거의 20여 년 정도를 알고 지냈는데, 같이 작품을 맡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정선아 배우는 제가 갖지 못한 섹시함과 당참을 가지고 있는 정말 외모와 몸매를 두루 갖춘 배우에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어떤 멋진 남자배우들보다 많이 기대했죠. 아니나 다를까 정말 무대 위에서도 너무 완벽하더라고요. 배우로도 좋아했던 사람인데, 인간으로서도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이다 배우도 말할 것도 없죠. 지난 시즌부터 같이 함께 해오고 있으니까요. 무대 위에서나 아래서나 정말 많은 부분에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사람이에요. 정말 예쁜 사람들이지 않나요?
아이다 역을 맡은 배우 전나영
Q. 같은 배역을 맡은 전나영 배우와의 호흡은?
A. 제가 사실 잘 챙겨주는 스타일은 아닌데, 나영 배우가 워낙 똑똑해서 스스로 너무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너무 귀엽지 않나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책임감과 두려움, 압박감이 왔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이 말해줬던 것 같아요. 그 이상은 제가 할 수 없거든요. 책임감과 그것에서 오는 무게는 오로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김우형 배우님이 오빠로서 모든 배우들을 잘 챙겨주고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고, 최재림 배우도 항상 앞서서 웃음 지을 수 있는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이겨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아직 공연을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은 어떤 공연이다 소개해보자면?
A.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누구나 꿈꾸는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민족애가 담겨있고, 여기에 음악과 볼거리가 정말 빠지지 않는 작품이죠. 모든 배우들과 창작진이 최고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공연이라고 자부할 수 있고,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다시 볼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꼭 공연장을 찾아주길 바랍니다. 비디오나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볼 수 있지만, 이 공연은 이번 시즌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꼭 봐야 할 공연입니다. 여자친구에게는 선물이 되고, 부모님에게는 잃어버린 동심과 따뜻함을 전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정말 많은 볼거리와 그 속에 담긴 감동과 즐거움, 눈물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우리 공연은 꼭 봐야 되는 공연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Q. 2019년, 뮤지컬 <아이다>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오는 2020년도 나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듣고 싶은 말이 있을까
A. 제가 앞서 이야기했지만 멀리 보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올해는 정말 잊지 못할 해인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던 일들도 있었지만 <아이다>라는 작품이 저에게 선물처럼 다가왔고, 이것 때문에 제가 버틸 수 있었고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지금은 더 열심히 하고 싶은 것도 있고요. 2020년이라고 달라질 게 있을까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계속하는 거죠.(웃음) 그리고 지금까지 30대로 잘 살았으니까 2020년에도 열심히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살고 싶어요.
Q. 나에게 <아이다>란
A. 나에게 <아이다>는 선물이에요. 제가 최근에 부친상을 당했어요. 제가 두 분의 아버지가 있거든요. 길러주신 아버지와 낳아주신 아버지예요. 항상 저는 ‘하늘부자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낳아주신 아버지는 너무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기억이 안 나지만 하늘에서 항상 절 지켜주셨고, 우리 아버지를 보내주셨죠. 아버지는 제가 친딸도 아닌데 정말 열심히 사랑으로 지금의 절 키워주셨어요. 제가 공연 중에 떠나시면 힘들까 봐 먼저 하늘로 올라가신 것 같아요.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저를 지키고 집중시켰던 건 <아이다>였어요. 모든 배우와 창작진이 저에게 힘을 줬고, 그들을 통해 많은 도움과 위로를 받았어요. 저 또한 이들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쓰러지면 안 되고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더 열심히 작품에 집중했어요. 제가 첫 공연을 하기 전에는 항상 떨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떨지 않고 무대를 끝마쳤죠. 모두에게 감사해요. 이들 모두와 하늘에 있는 아버지가 저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아이다>라는 작품은 아버지가 제게 준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