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혜선 대표, “100점 만점에 500점 짜리 작품”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2019.07.24 / 위드인뉴스 – 김영식 기자
“평균이상이죠. 연기자들이 이렇게 잘하는데요”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59)는 영화 <장군의 아들>, <서편제>를 제작했던 이태원 대표의 태흥영화사와 영화계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사람이다. 그러던 자신의 나이가 마흔이 되면 독립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던 중 마침 마흔이 되던 그 해 배우 조승우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태흥영화사에서 임권택 감독님과 영화 <춘향뎐>(2000 .01.29 개봉)의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 오디션에 배우 조승우씨가 왔습니다. 당시 영화사에서 배우 관리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배우관리를 하면서 영화사 일을 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평소 결심하고 있던 것은 ‘내 나이 마흔 살이 되면 독립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승우씨를 만났던 2000년이 딱 마흔이었고 그때 영화 <서편제>의 배우 오정혜, 영화 <춘향뎐>의 배우 조승우씨에게 내가 회사를 설립하는데 같이 하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PL엔터테인먼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PL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김선영, 최민철, 윤공주, 홍광호와 조정은, 김우형 등 뮤지컬계를 움직이는 대형스타들의 매니지먼트 회사로 입지를 다지게 된다. 또한, 2016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대한민국에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 바람을 일으키더니 2019년에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을 제작하며 뮤지컬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송 대표는 관객들에 감사하는 의미로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는 말과 운명같은 작품을 만났다며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의 제작소감을 전했다.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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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눈을 뜨게 해준 배우 조승우
지금은 배우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지만 처음 설립할 때는 영화제작을 하려는 마음에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설립하게 된 겁니다.
저는 <와니와 준하>, <클래식>과 같이 조승우씨를 영화 시키려는 사람이지 뮤지컬을 하려고 회사를 설립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영화를 하던 사람이다보니 회사를 설립하고도 뮤지컬을 잘 몰랐어요. 그러던 중 조승우 씨 덕분에 제가 뮤지컬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당시에 조승우씨는 뮤지컬을 꼭 하고 싶던 사람이었죠. 꿈이 뮤지컬을 하는 것이었어요.
조승우 씨의 마음을 알고도 저는 뮤지컬을 모르는 시간을 보내다가 조승우씨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일본투어 할 때 였습니다. 저는 오프닝만 보고 한국에 나오려고 했다가 (조)승우씨가 정말 심하게 아픈거예요. 그래서, 동경과 오사카 공연까지 다 따라다녔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 제가 할 일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계속 ‘지킬’을 봤습니다.(웃음) 그 때 제가 뮤지컬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습니다.
또, 관객분들이 우리 배우를 좋아해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작품이 매진이 된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뮤지컬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갖게 된 얼마 후 김선영이라는 배우를 알게 됐어요. 김선영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 “저 배우 뭐야? 왜 이렇게 매력있어!”라고 했거든요. 그때도 “저 여자를 영화계를 들어오면 할 것 많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웃음) ‘저 배우는 전천후다’ 연기도 잘하고 ‘와!’ 하면서 보게 됐죠.
그런 상황에서 ‘지킬’에서 김선영 씨를 알고 좋아하게 되었고, <맨오브라만차>에서 윤공주 배우, 최민철 배우를, 조승우씨 소개로 홍광호씨 만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를 공연계에 넣은 것을 조승우씨죠. (조승우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 큰 역할을 조승우씨가 해주었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1막 엔딩 이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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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나는 한국뮤지컬
저는 작품을 제작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살긴 했지만 회사명에 ‘엔터테인먼트’라고 붙인 것처럼 영화 제작을 하려고 했고요. 뮤지컬 제작을 하려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뮤지컬을 접하고, 일하게 되니 무엇인지 모를 답답한 느낌이 들더군요.
‘왜 한국에서 제작되는 뮤지컬은 ‘창작뮤지컬’이라고 하지 ‘한국뮤지컬’이라고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화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시대의 이야기를 담아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연은 바로 지금 이 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면 ‘한국영화’라고 하지 ‘창작영화’라고 안하잖아요.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창작뮤지컬이라고 해요. 저는 우리가 만든 뮤지컬을 ‘한국뮤지컬’이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 우리 공연은 배우들과 무대, 창작진 등 실력과 기술에서 모든 것이 성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것을 만들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을 한다면 한국뮤지컬을
살다보면 뭔가 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로 남들 은퇴 할 나이에 뮤지컬제작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친이 돌아 가신 후 힘들었던 작년 2월에 영화계 한 피디가 좋은 공연이 있다고 연락을 주었습니다. 서울예대 졸업공연이었는데 공연에서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는데 창작진의 나이를 알고 다시한번 깜짝 놀랐습니다. 90년대 생이더라고요.
운명처럼 이 작품이 온 것 같습니다. 요즘 ‘너는 어쩌자고…’ 하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저는 이 작품이 돌아가신 엄마가 저에게 주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또 다시 새로움’을 준 작품이고 제 인생에 운명처럼 온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창작진인 90년대 생들이 생각하는 지금 시대는 바로 이것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영화할 때 사극을 많이했는데 사극도 시대에 따라 변화 하거든요. 60년대, 70년 말투가 다르고 영화로 다릅니다. 그런데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에서 창작진이 표현하는 방법은 즐겁기도 하고, 명쾌하기도 했습니다. 공연을 보고 와서 제가 밤에는 ‘이 어려운 길(뮤지컬 제작자)을 가면 안돼, 정신차려 송혜선!’이라고 말했지만, 낮엔 그들과 만나서 뭘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무엇인가를 진행할 때 ‘다 된다!’고 생각하면서 추진하고 안된다고 생각하진 않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추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모두들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골빈당_이창용, 김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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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행복하게 연기해주기를
첫 공연이 올라갈 때도 아무 생각 없었고요. 무조건 다치지 말아야겠다. 안무가 강하고 젊은 배우들이라 힘으로 연기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치는 사람이 나올까봐 걱정이 됐어요. 저는 어떤 사람이든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에 있는 사람이나 아래에 있는 사람도요. 배우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하게 연기를 해야 하거든요. 홍보하시는 분들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박탈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일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PL엔터테인먼트,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 그리고 뮤지컬 제작까지
배우 매니지먼트하는 회사가 최근 새로운 일들을 많이 했죠. 그 중에 한가지가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 이었습니다. 단지 저는 지금까지 먹고 사는데 지장없게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날 살게 해준 관객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했고요.
이렇게 가면 안되는데 이상하게도 2016년 첫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렸던 그해 관객분들과 다툼도 많았고 공연계에 안좋은 상황이 많이 벌어졌어요. 관객들과 제작진들 모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가평군에서 ‘페스티벌’ 의뢰가 왔을 때 ‘팬들과 커다란 팬미팅’을 하면 좋겠다. 관객들과 맥주도 마시면서 관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번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페스티벌은 이틀 하는데 발품과 손이 엄청나게 많이 들죠. 참여하는 배우들을 모두 섭외해야하고 각자 시간에 맞춰 연습도 해야 해요. 배우마다 각자의 편곡도 달리해야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1회 페스티벌이던 자라섬 때는 무대 뒤가 정말 행복했어요. 보통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에는 각자 퇴근하며 귀가하는게 보통인데 이번에는 많은 배우들이 한 텐트에서 인사하고 이야기하고 뮤지컬계 선후배가 한자리에서 같이 밥 먹고 다시 만나 안부 묻고 하는 모습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보는 저도 즐겁고 배우들도 정말 즐거워했습니다. 뮤지컬 페스티벌을 3회 진행하면서 이익이 난 적이 없지만 ‘팬들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4번째 하면 이익이 날꺼랍니다. 방법, 순서, 페스티벌의 브랜드 등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못해요.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을 해야 하거든요.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엔딩 이창용,이휘종,김수연,최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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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에 대한 미안함
지금은 배우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사실 미안한 부분이 있습니다. 연기자들에게요. 여유 있는 제작자였거나 많은 것을 알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요. 지금은 너무 멋있지만, 공연 초반 조명에 대한 부분도 말이 나왔을 때 셋업시간 자체가 부족했어요. 극장 대관과 셋업기간이 짧아서 스탭분들에게나 연기자들에게 관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또, 스윙배우가 없다는 미안하고요. 매일매일 ‘다음 공연에는 스윙을 반드시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스 사이공>을 연기하던 젊은배우 김수하
홍광호 씨가 출연한 <미스 사이공>이 끝나고 돌아올 때 김수하 배우가 들어가는 캐스팅이었습니다. 그 당시 김수하 배우는 웨스트엔트 뮤지컬 <미스 사이공> ‘킴’역에 ‘커버’ 배우로 캐스팅이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않아 실력이 인정되면서 굉장히 짧은 기간동안 ‘킴’ 메인배우로 올라선 실력있는 배우입니다.
그렇게 제가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진’역을 제안헀을 당시 김수하 배우는 <미스 사이공> 유럽투어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가 대본은 미리 보냈고요. 저는 이 사람과 얼굴을 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스위스 가서 김수하 배우를 만나서 주인공 제안했고 PL엔터테인먼트에 함께 하길 제안하면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배우들가 함께 일하고 싶은 제작자
저는 제작자로 많은 작품을 하진 않을꺼예요. 저는 단지 좋은 배우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매니지먼트가 우선입니다. 그리고, 저희 배우들을 실망하지 않는 컴퍼니가 되고 싶습니다. 이 작품 제작자의 소원을 물어보신다면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의 재공연이 제 소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삼연 이상할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꼈던 첫 느낌을 관객들이 공연 중에 받고 행복하게 댁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나 연기자들도 계속 말하는 것은 ‘위로와 행복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들도 이 한편의 공연으로 위로와 꿈을 받는 작품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재연이 이루어진다면 더 발전해서 좀 더 더욱 더 보충하고 좋은 점을 집어 넣었으면 합니다.
100점 만점에 500점 짜리 작품
평균이상이죠. 연기자들이 이렇게 잘하는데요. 제작자에게 줄 수 있는 점수를 내면 미비한 것은 많지만, 연기자와 창작 스탭은 100점 만점에 500점입니다. 100점 만점에 500점 짜리 작품이예요.
PL엔터테인먼트의 다음 뮤지컬
아니요. 없습니다. 아니 있긴 있는데 그것은 제가 하고 있는 일에 결정판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끈기 있게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항상 또 다른 무엇가를 하고 싶어져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마 1년 이나 2년 이상이 지나야 현실화 할 수 있을 정도로 긴 프로젝트를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신인작가와 신인배우들과 일을 하면서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이 사람들이 꿈꾸던 것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것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소원이 이루어지길
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배우들과 함께 하고 <스웨그 에이지> 같은 새로운 컨텐츠가 생겼다는 것, 기회가 되면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을 하고 건강하게 배우들과 함께 ‘향후 작품을 무엇을 할까?’ 준비도 하고요. 뮤지컬을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관객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변화없이 가겠습니다. 가끔 새로운 것을 하지만요(웃음)
<스웨그 에이지>가 마지막까지 무사히 잘 마셨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재연 공연이 이루어지는) 소원이 이루어지지길 바랍니다. 재연에도 지금 함께하는 스탭과 같이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신인들과 맨땅에 헤딩하는거거든요. 배우분들과 스탭분들 모두 이 작품에 동참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