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입은 시조 들을래, 꼬마 스쿨밴드 즐길래?
2019.05.30 / 이데일리 –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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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시장이 여름을 앞두고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신작이 많지 않았던 상반기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색다른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내세운 창작뮤지컬과 국내 처음 소개되는 브로드웨이 화제작들이 6월 무대에 연이어 올라 뮤지컬 여름 성수기의 포문을 연다.
화제작은 단연 ‘엑스칼리버’(6월 15일~8월 4일)다. 지난해 ‘웃는 남자’로 뮤지컬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이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작가 아이반 멘첼, 연출가 스티븐 레인 등 해외 유명 창작진이 참여한다.
영국의 대표적 신화인 아서 왕 전설을 소재로 한 ‘엑스칼리버’는 3000여 석을 갖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블록버스터급 볼거리로 관객을 압도할 전망이다. E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물·불·바람 등 자연의 요소를 무대에서 직접 보여주고 싶다는 스티븐 레인 연출의 의견에 따라 무대 위에서 불과 물이 등장하는 특수효과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극장 뮤지컬 중에는 이색 소재로 주목할 창작 신작이 무대에 오른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 6월 18일~8월 25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이다. 작곡가 이정연, 작가 박찬민, 연출가 우진하 등 신예 창작진이 의기투합했다. 홍광호·윤공주 등 뮤지컬배우들이 소속돼 있는 PL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첫 창작뮤지컬이다.
작품은 시조를 국가이념으로 삼고 있는 상상 속 조선을 무대로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는 백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전통 시조에 힙합과 랩이 가미된 음악을 곁들여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홍보를 맡은 더 웨이브 관계자는 “현실의 잣대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자유를 쟁취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음악·안무·미술 등에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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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화제작 ‘스클 오브 락’과 ‘썸씽로튼’도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쿨 오브 락’(6월 8일~8월 25일 샤롯데씨어터)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2004년 개봉한 잭 블랙 주연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 ‘스쿨 오브 락’ 관계자는 “그동안 만난 적 없던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라며 “아역 배우들로 꾸려진 스쿨밴드가 직접 음악 연주를 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서울 이후 부산과 대구에서의 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나는 ‘썸씽로튼’(6월 9~30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은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등 유명 뮤지컬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가 출신 캐리 커크패트릭과 그래미 수상 이력이 있는 작사·작곡가 웨인 커크패트릭 형제가 영국 코미디 작가 존 오 페럴과 함께 만들었다.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는 바텀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이번 내한공연은 최근 미국 투어를 진행 중인 오리지널 프로덕션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썸씽로튼’ 관계자는 “미국 투어 중인 무대 세트를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와 하는 공연으로 브로드웨이 무대를 그대로 만날 수 있다”며 “뮤지컬을 잘 아는 관객이라면 여러 뮤지컬 패러디에서 숨겨진 재미를 찾을 수 있고 뮤지컬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도 유쾌한 코미디로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여름 뮤지컬시장에는 전문가들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혜원 경희대 교수는 “올해 뮤지컬시장은 상반기 신작이 적어 다소 주춤했는데 여름을 앞두면서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며 “‘엑스칼리버’ ‘스웨그에이지’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 신작들이 선전한다면 연말 못지않은 성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올해 뮤지컬시장은 점점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특히 여름에 선보이는 신작들이 뮤지컬시장에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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