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나그네 ‘호프’
2019.04.02 / 서울연합뉴스 – 강민지 기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프레스콜에서 출연진들이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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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 서울연합뉴스 – 강민지 기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프레스콜에서 출연진들이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2019.4.2
전체기사보기‘호프’ 김선영 “역할 설명 듣고 궁금해, 신나겠다는 생각에 출연 결심”
2019.04.02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신영은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 뮤지컬 ‘호프’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 ‘HOPE':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뮤지컬 ‘호프’) 프레스콜이 열렸다.
호프 역을 맡은 김선영은 “저는 감사하게도 제안을 해주셨을 때 대본과 음악을 보지 않은 상태였고 역할에 대한 설명을 전화로 들었다. 이 여자의 삶이 궁금했다.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해보면 신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뮤지컬 ‘호프’는 카프카 유작 원고 반환 소송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 현대 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의 소유권을 두고 30년 간 이어진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과 78세 노파 에바 호프의 재판을 배경으로 평생 원고만 지켜온 호프의 생을 쫓는다.
호프 역에 김선영, 차지연, K 역에 고훈정, 조형균, 장지후, 마리 역에 이하나, 유리아, 베르트 역에 송용진, 김순택, 카텔 역에 양지원, 이승헌, 과거 호프 역에 차엘리야, 이예은, 이윤하 등이 출연한다. 오는 5월 2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shinye@mk.co.kr
전체기사보기[NC포토]’호프’ 김선영, 이게 나야
2019.04.02 / 뉴스컬처 – 서정준 객원기자
뮤지컬 ‘호프'(연출 오루피나, 제작 알앤디웍스) 공연 중인 김선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선영이 연기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 ‘호프'(연출 오루피나, 제작 알앤디웍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NC포토]’호프’ 고훈정·김선영, 괜찮아
2019.04.02 / 뉴스컬처 – 서정준 객원기자
뮤지컬 ‘호프'(연출 오루피나, 제작 알앤디웍스) 공연 중인 고훈정·김선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고훈정 김선영이 연기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 ‘호프'(연출 오루피나, 제작 알앤디웍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홍광호 “4개월간 보내준 과분한 사랑에 가슴 깊이 감사” 막공 소감
2019.03.11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신영은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데이빗 스완)에서 ‘지킬/하이드’ 역으로 출연하며 독보적인 음색과 폭발적인 연기로 무대를 장악하며 대흥행을 이끌었던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 속에 마지막 공연을 마쳤다.
2010년 시즌 이후 7년 3개월만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무대에 돌아온 홍광호는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폭넓은 음역대와 강약을 조절하는 독보적인 음색으로 ‘지킬’과 ‘하이드’의 이중성을 섬세하고 대범하게 표현하며 강렬한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을 발휘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홍광호는 자신이 출연했던 총 52회에 달하는 모든 공연에서 객석점유율 100%, 유료객석점유율 98%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으며, 매 회 전석 기립박수는 물론, 샤롯데씨어터를 뒤흔드는 큰 환호와 함성을 이끌어 내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라는 명성을 입증했다.
또한,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공연장을 장악했다. 선과 악을 대변하는 극단적인 두 캐릭터를 홍광호는 목소리 톤부터 몸동작까지 섬세하게 구분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의 빼어난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홍광호는 듣기 편한 목소리로 깔끔하게 노래하며, 대사 전달력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 배우다. 그가 부르는 ‘지금 이 순간’은 왜 최고인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킬’과 ‘하이드’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극을 이끌어가는 홍광호를 보면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홍광호의 ‘지킬앤하이드’에서의 매력은 단연 ‘하이드’로 바뀌는 부분이다. ‘지킬’을 연기할 때의 부드러운 음색에서 거칠고 야성적인 음색으로 단번에 무대 분위기를 바꾸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광호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되는 순간이다” 등 평단으로부터 끊임없는 찬사와 호평을 받았다.
명실공히 ‘지킬/하이드 역의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홍광호는 “먼저 지난 4개월간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에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관객 여러분께 전합니다. 사랑하는 동료 배우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스태프분들 그리고 원미솔 음악감독님을 비롯한 오케스트라 연주자분들과 극장 직원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끝으로, 새로 합류하여 부담이 많을 민우혁 전동석 배우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드립니다”며 마지막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2019년 5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며, 하나티켓, 예스24, 인터파크, 샤롯데씨어터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체기사보기‘지킬앤하이드’ 홍광호, 기립박수 받으며 마지막 공연 ‘성황’
2019.03.11 / 텐아시아 – 김하진 기자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2010년 이후 7년 3개월 만에 ‘지킬앤하이드’ 무대에 돌아온 홍광호는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폭넓은 음역대와 강약을 조절하는 독보적인 음색으로 지킬과 하이드의 이중성을 섬세하고 대범하게 표현하며 무대 장악력을 발휘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홍광호는 자신이 출연했던 총 52회에 달하는 모든 공연에서 객석점유율 100%, 유료객석점유율 98%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매 회 기립박수는 물론, 공연장을 뒤흔드는 큰 환호와 함성을 이끌어냈다. 관객과 평단의 찬사와 호평도 받았다.
‘지킬·하이드 역의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홍광호는 “지난 4개월간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에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동료 배우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제작진, 원미솔 음악감독님을 비롯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극장 직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새롭게 합류해 부담이 많을 배우 민우혁, 전동석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5월 19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전체기사보기[NC스타]’지킬앤하이드’ 홍광호의 아쉬운 작별…보낼 수 없는 무한 매력
2019.03.07 / 뉴스컬처 – 이솔희 기자
‘지킬앤하이드’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말 그대로 ‘지붕을 뚫을 듯한’ 성량부터 뜻밖의 귀여움,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홍광호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독보적인 팔색조 매력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막 이후 매 공연마다 레전드를 갱신하며 관객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고 있는 ‘홍지킬’. 그런 그가 오는 10일 ‘지킬앤하이드’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5월까지 이어지는 공연과 달리 다소 이른 작별 인사를 전하는 것.
지난 2008년과 2010년 시즌 이후 7년 만에 다시 ‘지킬앤하이드’로 돌아온 홍광호는 이번 시즌 총 51회차의 공연을 소화해냈다. 이번 시즌에만 6만 명을 훌쩍 넘는 관객들이 홍지킬을 만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킬앤하이드’ 무대에 오른 세 번의 시즌을 모두 포함해 총 200회 공연 달성이라는 기록할 만한 성과도 선보였다.
이번 공연 기간동안 쏟아진 수많은 ‘홍지킬’ 영접 인증샷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얼굴을 가리는 등 자신을 숨기기로 유명했던 홍광호가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정준하, 이상윤, 케이윌 등 동료들이 ‘홍지킬’과의 반가운 인증샷을 공개했다.
‘지킬앤하이드’ 공연장을 찾은 정준하와 이상윤. 사진=정준하, 이상윤 인스타그램
홍광호가 맡은 지킬/하이드 역은 선과 악의 양면성을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역할인 만큼 탁월한 연기력은 물론 다양한 음역대를 소화하는 가창력까지 요구되는 역할이다.
그는 실험을 향한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인 지킬을 주변의 반대에 괴로워하는 인물로 그려내기도, 강한 믿음으로 반대를 설득하는 인물로 그려내기도 하며 매 공연마다 캐릭터에 변화를 가했다. 악하게만 그려낼 수도 있는 하이드 역시 섬세하게 캐릭터를 구축해 설득력을 더했다.
공연의 가장 강렬한 임팩트는 단연 홍광호의 가창력이었다. 그는 하이드의 거칠고 야수 같은 음색을 노련하게 표현해냈고, 이는 ‘Alive’, ‘Confrontation’ 등 하이드의 목소리로 표현해야 하는 넘버에서 빛을 발했다. 더불어 지킬과 하이드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성량으로 안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뜻밖의 귀여움도 그의 몫이었다. 수줍게 웃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그의 모습은 진지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에 충분했다. 약혼녀 엠마를 향한 사랑에 빠진 눈빛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매 작품마다 믿고 보는 무대를 선사하는 홍광호의 이른 작별인사는 아쉬움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그와 동시에 다음 작품에서도 이어질 그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김소현X차지연X김우형X민우혁 출연 확정..5월 개막
2019.03.06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신영은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2018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려 3개월간 서울 및 4개 도시 투어로 약 9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오는 5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다시 한 번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지난 해 ‘전 세계 라이선스 초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바 있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화려한 무대와 군무 등의 볼거리에 세련되고 강렬한 음악과 작사가’박창학’의 참여로 심도 있는 가사의 수정이 더해져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매혹적이고도 치명적인 러브스토리와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무대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제작사인 ㈜마스트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공연에 참여할 배우들을 공개했다.
타이틀롤인 ‘안나 카레니나’역에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 ‘김소현’, ‘차지연’이 이름을 올렸다. ‘안나’는 러시아 최고의 귀부인이자 미모와 교양을 갖춘 매혹적인 여인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가 보여줄 사랑과 비극을 오가는 섬세한 안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안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전도유망한 젊은 백작이자 장교인 ‘알렉세이 브론스키’는 사회생활에서는 매우 냉철하지만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한없이 따뜻하고 적극적인 인물이다.
‘브론스키’역에는 한국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합류한 배우 ‘민우혁’과 함께 믿고 보는 배우 ‘김우형’이 캐스팅되어 매력적이면서도 치명적인 장교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러시아의 고관대작이자 ‘안나’의 남편인 ‘알렉세이 카레닌’은 사회적 평판과 명예를 매우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배우 ‘서범석’과 ‘민영기’가 ‘알렉세이 카레닌’역을 맡아 중후함과 불안함의 경계를 표현하며 극에 무게를 더한다.
이외에도 배우 ‘최수형’과 ‘강태을’은 순수하고 진실한 성품의 지주로 겉치레보다는 내면의 가치를 추구하며 역경을 딛고 ‘키티’와의 사랑을 이루어내는 ‘콘스탄틴 레빈’역을 맡았으며, ‘브론스키’에 대한 동경과 사랑을 꿈꿨으나 깊은 상처를 받고, 후에 ‘레빈’과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는 ‘키티 세르바츠카야’역에는 뮤지컬배우 ‘이지혜’와 ‘유지’가 캐스팅되어 19세기 러시아로 관객들을 이끌 예정이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 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소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를 원작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덕션 중 하나인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에 의해 2016년 재탄생 되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안나’라는 한 여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2019년 5월 17일부터 7월 14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되며 3월 7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티켓 예매가 시작된다.
『HOPE』 에서 70대 노파로 변신한 뮤지컬배우 김선영
<월간 채널예스> 2019년 1월호
캐릭터가 78세 노파라는데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인물의 매력은 배우가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2019. 01. 15)
2019.01.15 /
뮤지컬 관객의 90%는 여성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공연장에 가면 객석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여성 관객의 파워를 무시할 수 없기에 그들이 좋아하는 배우(아무래도 남자배우), 그 배우가 돋보이는 작품을 양산하는 것도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척박한 시장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여배우들이 있으며, 다양한 무대, 다채로운 캐릭터가 확산되는 뮤지컬시장의 변화는 그들에게 제2의 전성기, 아니 전성기의 연장을 허락하고 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초연을 예고한 창작뮤지컬 <HOPE: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김선영 씨가 그 대표적인 여배우가 아닐까. 여전히 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 그녀를 직접 만나 비결을 물어봤다.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반환 소송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호프라는 여자 사이에 진행된 30년간의 재판을 둘러싼 이야기인데요. 국내에서 대중적인 작가도 아니고 잘 알려진 내용도 아닌데, 어떤 점이 끌리셨나요?
“소속사에서 작품을 얘기하며 캐릭터가 78세 노파라는데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거적때기를 걸치고 얼굴에는 버짐이 피어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를 듣고 ‘할게요!’라고 말했어요(웃음). 재밌겠더라고요. 마음이 가면 주변 여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역대 맡은 인물 중 최고령이죠? 직접 연기하자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모든 희로애락이 노인으로서 표현돼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재미를 느꼈지만 어렵기도 하죠. 무조건 자세나 목소리를 노인처럼 하는 건 안 맞는 것 같고, 정서를 좇아간 상태에서 신체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데… 자기보다 원고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엄마로 인해 상처가 있지만, 막상 그 원고를 물려받았을 때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게 되는, 그렇게 세월이 흘러 78세가 돼버린, 인생에 원고밖에 안 남은 여자거든요.”
창작 초연은 배우들도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면이 있잖아요.“아무래도 그렇죠. 카프카도 반 고흐처럼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하다 죽어서 남긴 몇 안 되는 작품으로 유명해졌다고 해요. 그 원고의 의미가 어느 정도기에 오랜 기간 소송까지 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공연은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에 대해 얘기하잖아요. 결핍으로 인해 이렇게까지 됐으나 그럼에도 새롭게 살아야 한다고. 이 작품도 그런 면에서 갈증을 풀어주는 게 있어요. 특히 호프에게는 숙명 같은 존재면서 애증이 섞인 원고가 K로 의인화돼 등장하는데, 잘하면 색다른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저희도 관객들과 어떻게 만나게 될지 궁금해요.”
흔히 ‘믿고 보는 배우, 믿보배’라고 하잖아요. 김선영 씨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갖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 선택할 때 더 신중해지지 않을까 싶어요.“반반이에요. ‘좀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반이라면 반대로 ‘그럴 필요 없다’고 좀 더 자유로워진 면도 있어요. 나이가 든 만큼 선택의 폭이 좁아진 면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재밌게 시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때로는 교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 혼자 하는 작품이 아니잖아요. 제가 즐겁게 작업하면 보는 분들도 좋지 않을까 단순하게 생각하게 돼요.”
뮤지컬 무대에서만 20년인데, 최근 몇 년 사이 환경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호프> 처럼 여성이 극의 중심에 있는 작품도 많고, 여배우의 나이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고요.“그렇죠, 호프로 함께 캐스팅된 (차)지연이도 그렇지만 지금 30대 후반 여배우들이 주연을 하고 있잖아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0대 후반이 되면 내가 할 작품이 있을까?’ 말할 때가 있었단 말이죠. 요즘은 작품과 캐릭터가 꼭 나이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기도 했고요. 저희들 입장에서는 반갑고 감사한 일이죠.”
그래서인지 전성기가 계속 연장되고 있는 느낌입니다(웃음).
“제가 그렇게 보여요? 다행이네요(웃음). 한창인 나이에서 조금 벗어나고 아이도 낳으면서 ‘내가 과연 선택할 수 있는 것, 또는 누군가 나를 선택해주는 게 가능할까’ 고민할 때가 있었죠. 그런데 감사하게도 맞는 작품들을 만났고, 과거에는 ‘이 인물을 연기하기에 내가 어리지 않나’ 생각했던 배역들에 좀 더 편하게 다가서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언제나 역할의 비중보다는 ‘내가 이 인물로 어떻게 무대에 서 있을 것이냐’에 대해 고민해요. 그 열정만 사라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그 존재감이 사라질까요? ‘매력 없는 배우는 있어도 매력 없는 역할은 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인물의 매력은 배우가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렇게만 작업할 수 있다면 늙도록 쭉 무대에 서고 싶어요.”
<호프> 개막과 함께 새해가 시작되는데, 마지막으로 새해 계획이나 희망을 들어볼까요?
“해가 지고 바뀌는 것에 의미는 갖지만, 딱히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는 않아요. 그냥 오늘, 이 순간, 이번 시즌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면 또 몇 달 뒤의 내가 있다는 생각으로 살거든요.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욕심 없이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드니까 연습할 때나 무대에 올라서도 조급하거나 화날 일도 없고요. 하고 있는 작품에 집중하고 개인적인 삶에서도 오늘의 나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웃음).”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장인’ 배우 이창용
스토리 장인 이창용 배우
늘 같았던 것 같고요. ‘This is it,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라면서 ‘Angels In The Snow’가 완성되는 순간인데, 요즘은 그중에서도 ‘알 수 없어 톰’이라는 말도 와닿아요. (2019. 01. 09)
2019.01.09 / 채널예스 – 윤하정 기자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와 함께 성장해온 친구 앨빈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세월의 흐름 속에 잊고 지낸 삶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데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스팅은 역시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 이창용 씨가 아닐까 합니다. 역대 모든 토마스와 호흡해온 ‘이창용만의 앨빈’이 궁금했는데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창용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자부심은 있어요. 형들이 ‘스토리 장인이다, 시조새다’ 하시는데, 놀리는 것 같지만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 작품에 큰 부분을 차지한 거니까요.”
초연이 2010년이니까 이창용 씨 배우 인생과 함께 한 작품이기도 하죠. 그런데 시즌마다 제작사에서 연락이 오면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번 시즌에는 또 무엇을 찾아내야 하나 부담이 될 것도 같습니다.
“그런 마음도 있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토마스에 따라 디테일한 부분만 조금 달리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새로운 시즌이라고 무언가 하려는 건 오히려 욕심인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의 포인트는 좀 더 어른스러운 앨빈이에요. 극 중 앨빈과 토마스의 나이가 서른다섯 살이거든요. 제가 27살에 처음 앨빈을 연기했는데, 이제 제 나이를 찾은 거죠. 지금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타이밍인 것 같아요. 제 삶에서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기간 동안 성숙된 부분도 있을 테니까 그런 모습이 좀 더 섬세하게 무대에서 나오면 좋겠어요.”
나이가 들면서 앨빈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앨빈은 어떤 사람인가요?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나요(웃음)?
“비현실적이죠. 이런 사람이 많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저의 끼나 재능을 알아봐준 앨빈 같은 친구들이 저에게도 있고요. 사실 앨빈도 똑같은 사람이라 분명히 섭섭함도 느낄 텐데, 제가 생각하는 앨빈은 그 섭섭한 마음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토마스가 좀 더 훌륭한 작가가 되도록 배려하고 도와주는 친구예요. 때로는 토마스의 엄마 같은 친구죠. 엄마들은 자녀들의 말에 상처받지만 티내지 않고 희생하고 잘 키워내잖아요.”
이창용 씨는 극단적으로 나눴을 때 앨빈과 토마스, 어느 쪽에 가깝나요?
“이런 질문 많이 받아왔는데, 아무래도 토마스에 가깝죠. 제 일 하느라 주변 사람 못 챙기고. 이 작품을 하면 친구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전화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만 착한 척 하는 거죠(웃음).”
같은 2인극에 여러 시즌 참여하면 간혹 인물을 바꿔서 연기하기도 하잖아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하면 잘할 것도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토마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저의 앨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앨빈에 더 애착이 생겨서 나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이제는 놓치기 싫어졌어요.”
2인극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이번 시즌 토마스들은 어떤가요?
“(강)필석이 형은 작품 분석하고 이런 면에서는 워낙 트인 사람이에요. 집중력이 뛰어나서 지난 시즌에도 연습을 몇 번 안 했는데도 잘 맞았어요. 이번 시즌에는 첫 공연을 같이 했는데 역시 형다운 포근함이 있더라고요. (조)성윤이는 시즌 2, 지난 시즌도 같이 했는데, 원래 친구라서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송)원근이 형과는 <쓰릴 미> 10주년 때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페어로 만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하면서는 정말 잘 맞았고, 형과 저의 보이스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2인극은 서로 배려하면 할수록 합이 잘 맞는데, 그래서 모든 페어가 편하고 좋아요. 토마스는 표현해야 할 것이 정확하게 있는데, 앨빈은 캐릭터 자체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토마스가 맞춰주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러고 보니 이창용 씨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습니다.
“많이 빠졌다, 좀 쪘다, 다시 빼고 있어요. 이제 체력 관리를 해야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다음날 공연이 없으면 야식도 먹고 술도 마시고 놀았는데, 이제는 관리를 하는 편이에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요즘은 노래도 다시 배우고 제 몸도 인지하면서 배우로서 공연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해요. 오래도록 무대에 서는 선배님들 보면 철저히 관리하시더라고요.”
제가 데뷔 때부터 인터뷰해서 쭉 봐왔잖아요. 어른이 된 것 같은데요(웃음)?
“돌이켜보니 제가 무대에 선 지 10년이 넘었더라고요. 2017년 연말에 10주년 팬미팅을 했는데, 많은 걸 깨달았어요. 즐겁게 준비하면서도 관객이 얼마나 오실까 걱정도 되고, 예전 일들도 생각나고. 그때 두 가지 생각을 했는데, 하나는 ‘10년 동안 사고 없이 다치지 않고 이렇게 공연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더 열심히 했으면 더 올라갈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었어요. 지금도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요즘 레슨 받고 관리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의 실력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 더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앳된 모습을 벗어나 남성미 있는 이미지도 어울릴 것 같은데,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나 역할이 있나요?
“저는 얘기하면 안 되더라고요.”
말하면 다들 실제로 하던데요?
“그래요? 그래도 저는 얘기 안 할래요(웃음). 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발전할 수 있는 작품은 다 해보고 싶어요. 대중적인 공연들도 해보고 싶고요.”
앞서 앨빈 같은 사람이 현실에 분명히 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앨빈을 연기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만나온 앨빈인데,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와닿는 대사나 장면은 어떤 건가요?
“늘 같았던 것 같고요. ‘This is it,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라면서 ‘Angels In The Snow’가 완성되는 순간인데, 요즘은 그중에서도 ‘알 수 없어 톰’이라는 말도 와닿아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계획대로 살 수도 없잖아요. 토마스도 또 다른 작품을 써나가야 하고요. 꿈을 꾸되 그 꿈에 너무 실망하지 않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또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와닿는 것 같아요. 저도 소박하고 꾸준하게 그런 배우로 걸어가고 싶고요.”
[Pair Play 인터뷰]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이창용·조성윤 “이제 서른다섯, 앨빈·토마스와 동갑입니다”
앨빈 켈비(이창용·정동화·정원영)와 토마스 위버(조성윤·강필석·송원근)가 꾸리는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18.12.14 / 브리릿지경제 VIVA – 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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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이창용(왼쪽)과 토마스 조성윤(사진=강시열 작가) |
토마스 조성윤의 말처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2019년 2월 17일까지 백암아트홀)는 무심코 흘러가다 문득 깨닫게 되는 것들, 개인의 경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캐나다 작가 브라이언 힐(Brian Hill) 극작·각색, 닐 바트램(Neil Bartram) 작사·작곡,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타이타닉’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등의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연출로 2010년 초연됐다.
7살에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앨빈 켈비(이창용·정동화·정원영)와 토마스 위버(조성윤·강필석·송원근)의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한 토마스가 아버지의 작은 서점을 물려받아 운영하던 앨빈의 죽음을 마주하고 송덕문을 써내려가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깨닫는 여정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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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이창용(사진=강시열 작가) |
“서른다섯, 앨빈과 토마스의 나이는 대본을 읽을 때마다 봤는데 이번 시즌에 유난히 더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이창용은 3번째 시즌(2015년)을 제외하고 2010년 초연부터, 조성윤은 2011년 재연부터 매시즌 함께 하고 있는 앨빈과 토마스다. 스물일곱, 스물여덟에 앨빈과 토마스를 만난 이창용과 조성윤은 이제 그들과 동갑인 서른다섯이 됐다.
“달라진 게 없는 듯 하면서도 이전에는 못느꼈던 새로운 것들을 찾아가고 있어요. 저희가 조성윤으로서, 이창용으로서 경험했던 것들, 지나온 세월 속에서 얻어지고 깨달은 것들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덜어내는 데 집중하지만 눈물 많은 조성윤, 익숙해서 더 긴장하는 이창용
“저희 집안 남자들이 눈물이 많아요. 저는 없을 줄 알았는데 한번씩 터지면 엄청 울게 돼요.”
까칠하기 이를 데 없고 강한 듯한 토마스 조성윤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한번 눈물이 터지면 주체가 안될 정도로 울게 된다는 조성윤은 이창용의 표현을 빌자면 “강할 때와 여릴 때를 잘 조절하는, 스마트한 토마스”다.
“까칠할 때는 엄청 까칠하고 관리를 좀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스마트하고 똑똑한 토마스죠. 본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안다고 할까요. 어떻게 연기를 하면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분석해서 연기하는, 깔끔한 토마스예요.”
이창용의 말에 조성윤은 “(토마스라는) 인물로서도 그렇고, 연기하는 동료로서도 앨빈에게 굉장히 많이 기대게 된다”며 “사실 기댈 데라고는 앨빈 밖에 없으니까요”란다. 그리곤 어른스럽고 단단한 이창용의 앨빈에 대해 “과일 같다”고 표현했다.
“원체 연기하는 데 꼼꼼하고 빈틈이 없어서 어른스럽고 단단하게 느낄 수 있어요. 게다가 20대의 이창용 배우가 연기하는 앨빈과 30대 중반으로 가는 이창용 배우가 연기하는 앨빈은…좋은 의미로 색이 바뀌었죠. 과일이 익어가듯, 자연스레 익어가는 과정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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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이창용(앞)과 토마스 조성윤(사진=강시열 작가) |
스스로의 변화에 대해서는 “덜어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지금도 잘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하지만 그 형태가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는 잘 몰라서 힘으로 밀어붙이던 것들이 있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제는 안 그러려고 노력 중이죠. 예전에는 디테일 말고 감정의 깊이를 더 많이 가져가야지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가져가면 가져갈수록 이 작품과는 안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덜어내려고 하는데…자꾸 욕심이 생겨요.”
더불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로 오래 함께 한 이창용을 비롯해 ‘타이타닉’ 등 다른 작품에서도 만났던 정동화, 원래 친한 친구 정원영 등 앨빈 역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브릿지가 없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친구인 앨빈과의 관계에서 오는, 뭐라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들이 있었어요. 이걸 표현해봐야지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극 처음부터 쌓여 오다가 뒤에서 터지는, 그러면서 표현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감정들이 있었죠. 하지만 (이)창용이, (정)원영이라는 친구, (정)동화 형과 같이 오랜 세월 함께 하다 보니 감정이 오는 속도가 달라졌어요. 필터 없이 바로바로 오는 것 같아요.”
초연부터 앨빈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이창용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있다”며 “너무 긴장해서 가끔 틀리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얼마 전에 (송)원근이 형이 ‘넌 그냥 몸 풀다가 바로 무대 올라가도 잘하지?’ 하셨어요. 너무 오래 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너무너무 긴장하고 있어요. 너무 익숙해서 더 무섭거든요. 컨디션 관리가 되게 중요한 작품같아요.”
◇닮은 듯 다른 앨빈과 이창용, 토마스와 조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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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이창용(사진=강시열 작가) |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특수상황 등을 빼면 주변에 있는 누구나, 어쩌면 제 모습 같기도 해요.”
조성윤의 말대로 내 힘으로 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토마스같은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해 조성윤은 “거의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라고 반문했다.
“제 뜻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잖아요. 자기 의지대로 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인 경우가 있죠.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영향 받고 도움 받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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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토마스 조성윤(사진=강시열 작가) |
그리곤 “모든 사람들이 부정하고 있지만 토마스의 모습들로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도 모른 채”라며 “앨빈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앨빈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제가 가진 무대에 대한 욕심 등은 토마스를 닮았지만 제 유년시절을 생각하면 앨빈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섬(울릉도)에서 살던 어린시절엔 친구도 별로 없었어요. 있어야 한두명 정도였죠. 놀 것도 없으니 자연과 함께 하는 게 제 유년시절이었어요. 그 시절이 지금의 제가 결정적인 것들을 결정하려는 찰나에 의외로 많이 적용되는 것 같아요. 저도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요.”
조성윤의 말에 이창용은 “앨빈은 늘 저의 주변에 있는 친구”라며 “배우가 아닌 시절, 어렸을 때 친구들로 인해 얻어지는 감정들이 있다”고 말을 보탰다.
“살다가 놓치고 가는 것들, 아차 싶었던 것들을 어린 시절 친구들이 많이 일깨워 주죠. 지금도 같은 동네에 살면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중고등학교 친구가 있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변해온 것들을 최대한 기분 안나쁘게 얘기해주곤 하죠.”
이어 이창용은 “저도 모르는 저를 제일 잘 알고 발전시키는가 하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결국 어렸을 때의 친구라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며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앨빈은 나를 어려서부터 봐온 친구”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저는 앨빈 보다는 토마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제가 앨빈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영감이나 깨달음을 주고 있나 싶거든요. 앨빈과 닮은 부분이라면 사람을 좋아해서 내 사람, 내 가족이다 생각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토마스의 엄청난 존재 앨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앨빈의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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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토마스 조성윤(왼쪽)과 앨빈 이창용(사진=강시열 작가) |
“토마스는 나쁘죠. 나쁜데 저는 연기하는 입장에서 납득이 돼요. 얘기할 타이밍을 놓치면서 열등감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앨빈에게 상처를 주죠. 누구나 한번쯤은 있지 않나요. 그런 경험.”
조성윤의 말에 이창용 역시 “제(앨빈) 입장에서는 그걸 다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다 상처를 받는 것”이라며 앨빈 아빠의 장례식에서 송덕문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아빠 돌아가신 것도 슬프지만 내 소중한 친구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우는 게 사실 더 커요. 내 안의 무언가, 큰 게 떨어져 나가는 듯한 감정이거든요. 다시는 볼 수 없어 슬프면서도 이랬고 저랬고를 추억하면서 웃기도 하는 아빠, 전부였던 엄마, 앨빈에게 토마스는 그런 아빠, 엄마에서 이어지는 존재 같아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어 이창용은 “독자가 없는 책은 아무 의미가 없어, 책이 없는 독자도 아무 의미가 없어”라는 앨빈의 말에 토마스가 “나 없는 앨빈처럼?”이라고 답하는 ‘최고의 선물’ 장면을 예로 들며 “서로에게 그런 존재인 것이 당연한 관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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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이창용(사진=강시열 작가) |
“앨빈은 토마스가 있게 한, 엄청난 존재죠. 뮤즈이기도 하고 상징이기도 하고 딱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앨빈은 앨빈이죠.”
◇영화 ‘멋진 인생’ 그리고 앨빈의 선택 “저희도 궁금해요”
“영화 ‘멋진 인생’은 앨빈으로든, 이창용으로든 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창용의 말처럼 극 중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는 것이 프랑크 카프라 감독의 영화 ‘멋진 인생’(It’s Wonderful Life, 1946)이다.
자살을 하려던 조지 베일리 앞에 수호천사 클레란스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영화 속 클레란스로 분장한 토마스와 헤어롤을 말아 올린 채 죽은 엄마의 가운을 걸친 앨빈은 7살 할로윈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영화나 드라마나 노래를 듣다 보면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잖아요. ‘멋진 인생’이 그래요. 그냥 저 같아요. 앨빈이든, 이창용이든. 그런데다 토마스와 함께 지내온 삶들이 거기 있으니 그 영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죠. 그 영화 중 조지 베일리가 와닿았던 건 본인도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어려움이 있는데도 아빠와의 의리를 지키려는 면에서 앨빈과 비슷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도 주변을 생각하느라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이창용의 말에 조성윤은 “신춘수 감독님의 ‘멋진 인생’은 아니죠?”라며 웃고는 “영화를 처음 본 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캐스팅되고 첫 연습이 끝나고였다”고 전했다.
“저한테는 조지 베일리도, 클레란스도, 그들의 감정이 크게 다가오진 않았어요. 그냥 아름다운 영화로 남았죠. 그 영화에서 시각적인 것들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극의 투명한 이미지를 말로 표현해야하는 토마스의 입장에서 도움이 많이 됐죠.”
“앨빈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에 조성윤도, 이창용도 “저희도 궁금해요”라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정말 많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이전에는 관객분들도 많이 궁금해 하셨는데 이젠 묻지도 따지지도 않죠. 계속 궁금한 것으로 남겨두고 있달까…관객분들 각자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확실히 답을 내릴 수 없다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전한 이창용은 “사실 정답이 중요하지 않은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며 “앨빈의 선택, 그의 죽음이 토마스에게 어마어마한 깨달음을 준 것 같다. 토마스에겐 평생을 생각해야 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토마스에게 정답을 알려주진 않지만 뭔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물론 고통스럽고 힘들죠. 그래선지 첫 등장할 때 토마스의 발걸음이 이번 시즌에서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얘(토마스)가 힘들라고 없어졌을까요? 저 역시 앨빈의 알 수 없는 죽음이 토마스에게 뭘 남겼을까, 이 친구에게 무엇을 얘기해주고 싶었을까를 자꾸 생각하게 돼요.”
◇조성윤의 어깨 ‘쓰담쓰담’, 이창용의 “우리 인생은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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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토마스 조성윤(왼쪽)과 앨빈 이창용(사진=강시열 작가) |
“인생은 알 수 없어 그리고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 아는 걸 써 등이 요즘 가장 많이 와닿는 대사 같아요.”
이렇게 전한 이창용은 특히 오프닝곡인 ‘아는 걸 써’(Write what you know)에 대해 “리프라이즈도 되고 대사에도 중간중간 나오는 얘기”라며 “머리 속에 늘 기억되고 있는 저(앨빈)의 말이자 이 극의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살면서 다 아는 것 같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건 알 수 없잖아요. 보지 못한 미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빨리 단정 짓고 쉽게 판단해 버리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래요. 예상이나 예측이 틀려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어 이창용은 “이 작품을 하면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늘 방심하지 말고 주변을 잘 돌아보자는 것”이라며 “어긋날 때도 있겠지만 너무 크게 받아들이지 말고 차근차근 남은 시간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사는 게 저의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7일인가, (이)창용이랑 공연하면서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죽으면 좋은 얘기만 해주네’ ‘그게 송덕문이라는 거야’라고 주고받다가 마지막에 ‘그럼 남은 사람이 해주기 약속’하면서 창용이가 제 어깨를 마사지하듯 문지르는데 너무 슬픈 거예요. 얘가 죽었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이창용이 어깨를 쓰담 쓰담하는 데서 유난히 슬펐던 날에 대해 조성윤은 “그 사소한 행동이 그날은 묘하게 다가왔다”며 다짐을 받듯 읊조렸다.
“언젠간 죽겠지…하지만 내가 먼저 갈게. 내가 먼저 갈거야.”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신진 창작자들, 세계 속 ‘K-뮤지컬’을 꿈꾼다
2018.11.28 / 파이낸셜뉴스 – 조용철 기자
지난 25일부터 이틀 동안 대학로에서 열린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쇼케이스에서 배우들이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정형시 중 하나인 시조를 랩과 힙합으로 표현하고, 전통 음악과 정통 뮤지컬의 요소를 조합한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공연으로, 지난달 20일 열린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이것이 양반 놀음’, ‘조선스웩’ 갈라 무대를 통해 이미 1만여 명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번 쇼케이스의 무료 티켓은 조기 매진을 기록했고, 두 차례에 걸친 공연 모두 시작 1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관객들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된 140분간의 공연 내내 위트 넘치는 언어유희와 발랄한 재치가 돋보이는 대사, 한국적이면서도 힙합의 특징이 묻어나는 창의적인 안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뮤지컬 넘버가 끝날 때마다 열렬히 호응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정서 안에서 랩과 힙합이라는 글로벌 콘텐츠를 녹여낸 새로운 이야기는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였다.
공연을 관람한 석정혁 씨 역시 “한복을 입고 랩을 하는 모습이 굉장히 신선했고,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와 중간 중간 등장하는 코믹한 대사,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며 “내년 정식 공연 때 한 번 더 보러 갈 생각”이라고 관람 후기를 밝혔다.
1차 쇼케이스를 관람한 ‘더 뮤지컬’ 전 편집장 박병성 뮤지컬 칼럼니스트는 “‘국악’ 베이스의 음악으로 전체 서사를 이끌고, 극의 전체 설정인 ‘시조’를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라며, “신인들의 작품은 기존 상업 뮤지컬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만큼 신진 창작자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은 바람직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 참신함으로 중무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극본 박찬민 △작곡·음악감독 이정연 △연출 우진하 △제작PD 이수빈 △영상디자인 정현희 △안무감독 김은총 △드라마터그 천영진 △조연출 최아영 등 작품 전체를 직접 진두지휘한 8명의 신진 크리에이터들이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 이하 한콘진)의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 운영기관 피엘종합기획 소속의 크리에이터들로,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뮤지컬 업계에 뛰어든 신인들이다.
크리에이터들은 그동안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을 통해 작품에 집중하며 차근차근 완성도를 높여왔다. 지혜원 대중문화평론가, 최성신 연출, 최철웅 캐스팅디렉터 등 현업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실제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제작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기초를 다졌고, 덕분에 ‘프로’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작품의 극본을 맡은 박찬민 작가 역시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대중들을 놀라게 할 작품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은 신진 크리에이터와 각 콘텐츠 분야의 전문회사를 매칭해 신규 프로젝트 기획·제작·유통을 지원하고, 콘텐츠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한콘진의 대표적인 인재양성 지원사업으로, 올해는 △피엘종합기획 △클래프컴퍼니 △스토리컴퍼니 △디씨지플러스 △굿초이스컷픽쳐스 △코믹스패밀리 등 총 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한국 오리지널 창작뮤지컬 최초로 대만 시장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뮤지컬 ‘팬레터’의 한재은 작가도 바로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 출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기업인재양성본부 김정욱 본부장은 “신진 크리에이터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함축한 작품이 바로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다”라며 “앞으로도 미래 콘텐츠산업을 선도할 우수한 창의인재를 발굴, 양성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내년 6월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정식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