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잃어버렸나요”…돈키호테가 전하는 위로
2018.05.08 / CBS노컷뉴스 – 유연석 기자
[노컷 리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극작가 겸 시인이자 세무서 공무원인 ‘세르반테스’는 교회에 압류 딱지를 붙였다가 신성모독죄로 지하감옥에 갇히고, 종교재판을 받기도 전에 다른 죄수들에게 재판을 받게 된다.
그가 절대 권력인 교회를 상대로 세금을 걷으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죄수들은 그를 ‘허황된 이상주의자’라며 유죄라고 주장한다.
이런 죄수들의 재판에서 자신을 변론하기 위해 세르반테스는 라만차에 사는 노인 ‘알론조 키하나’의 이야기로 즉흥극을 선보인다.
‘알론조 키하나’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자신을 기사로 착각하고, 세상을 불의하게 만든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시종 ‘산초’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이것이 바로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이야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이다.
이 미치광이 기사의 이야기는 성경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혔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극 중 극 형태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세르반테스는 자신을 돈키호테에 투영시키고 관객들(죄수)에게 묻는다.
꿈을 좇는 돈키호테가 미치광이인지, 그를 손가락직하는 사람들과 세상이 미친 건지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상식적으로 세금을 내야할 곳에 세금을 내라고 요구한 자신이 정말 미친 것이고 죄인인지를 묻는 것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과연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미친 짓이겠지요. 그 중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잃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메시지도 메시지이지만, 오랜 기간 사랑받는 작품답게 넘버나 극의 흐름, 구성, 캐릭터 사이에 주고받는 대사는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다만 여주인공 알돈자가 겁탈당하는 장면이나 욕설은 수정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필요하다 싶은 정도로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앞서 올해 미투 운동이 일어난 뒤 제작사는 “알돈자가 나락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장면으로 필요하다”면서도 “오랫동안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기에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고 볼 수 있도록 수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과감히 수정해도 극의 전개를 방해하거나 메시지를 축소시키지 않는다. 공연은 6월 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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