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잠자고 있는 돈키호테여 일어나라!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2018.04.26 / 위드인뉴스 김미주
[위드인뉴스 김미주]
돈키호테의 원작자 세르반테스는 알았을까?
1605년에 자신이 쓴 소설이 4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심지어 스페인어를 1도 모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불후’ 영원히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수식어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다. 원작은 상당히 길고 읽기 어렵지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이런 어려움을 잘 풀어냈다. 이 작품이 여전히 사랑받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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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는 작가이자 이 극의 해설자인 ‘세르반테스’가 신성 모독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 안에 있는 죄수들과 함께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즉흥으로 연기한다. 즉 극 중 극이 펼쳐진다. 세르반테스는 극 중 극에서 상상 속에 존재하는 기사 ‘돈키호테’라고 착각하는 ‘알론조’ 노인을 연기한다. 그는 시종인 ‘산초’와 모험을 떠나는데 풍차를 적이라고 생각해 온 몸을 던져 달려들기도 하고, 여관 종업원 ‘알돈자’를 “마이 레이디 둘시네야”라고 부르며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말릴 수 없는 열정과 용기는 사람들의 마음에 서서히 감동을 준다.
1열 ‘광클’을 부르는 연기와 배우들의 호흡
이 과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칭찬 할 가치가 있다. 우선 극 중 극 형식이 주는 재미를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잘 살렸다. 노인 돈키호테와 젊은 세르반테스를 오가는 연기는 정말이지 연기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진지하고 멋진 세르반테스와 우스꽝스럽고 고집불통인 노인의 경계를 물 흐르듯 연기하는 배우는 보통 연식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심지어 톤부터 행동, 표정하나까지 다 변화를 주니 1열에 앉고 싶은 마음뿐이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공연사진(1)_홍광호, 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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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고는 없어 보이는 고전소설이지만 산초와 돈키호테 그리고 여관주인과의 호흡이 극의 재미를 한껏 살렸다. 이들의 조화가 없었다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이렇게까지 흥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 때도 있었다. “영주님” 하면 짓는 포즈부터 집시들을 만나 모든 것을 다 털릴 때의 모습까지 돈키호테의 몽상 때문에 벌어진 사건들이 황당하면서도 웃음 짓게 한다. 몇 장면들은 공연을 다 본 뒤에도 불쑥 불쑥 생각이 난다.
객석을 울리는 그의 외침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스토리가 전하는 메시지다. 다른 무엇보다 이 점 때문에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미친 짓을 하는 한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이 더 나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일화들이 있다. 지금까지 현실만 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성공했다는 사람보다 모두가 말렸지만 미친 사람처럼 해서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기에 해냈다는 사람이 더 많으니 말이다.
혹여 돈키호테의 허황된 꿈처럼 알돈자가 한 순간에 둘시네아가 될 순 없지만 둘시네야를 지향하면서 살 수 있게는 가능하다. 알돈자에게 감동을 준 돈키호테를 보며 관객도 알돈자처럼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공연사진(6)_오만석, 김호영, 문종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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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가사는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라는 돈키호테의 결심이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면 포기하라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더 없는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안주하는 사람과 될 모습을 연모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천지차이 일 테니까.
아마 미친 노인 돈키호테의 행동이 남들이 보기에는 당장 그만두어야할 ‘뻘짓’인진 몰라도 그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몸짓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눈물짓게 하고 있다. 전 배우들이 부르는 ‘이룰 수 없는 꿈’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단언컨대 누구든 이 공연은 꼭 보아야 한다. 배우들의 명품연기에 더해지는 명품 메시지가 당신의 자고 있는 돈키호테를 깨워 줄 것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6월 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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