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20/출처: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호프’가 대상을 포함한 8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주인공이 됐다.
20일 오후 7시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개최됐다. 사회는 배우 이건명이 맡았다.
‘한국뮤지컬어워즈’는 매년 1월 개최돼 지난 한 해를 총결산하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뮤지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한국 뮤지컬의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인터파크씨어터가 후원한다.
이날 시상식은 김리, 박영주, 신혜지와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이 뮤지컬 ‘라이온킹’의 ‘King of Pride Rock’과 ‘Circle of Life’로 막을 열었다.
이어 올해의 관객상, 카카오 베스트 캐릭터상, 신인상, 앙상블상의 수상이 진행됐다. 먼저 인터파크 티켓 기준 가장 많은 작품을 관람한 관객에게 시상하는 올해의 관객상은 허규가 시상을 맡았고, 총 81편의 작품을 관람한 두 명의 관객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카카오톡 투표를 통해 선정한 카카오 베스트 캐릭터에는 ‘엑스칼리버’의 모르가나가 선정됐다. 모르가나를 연기한 신영숙은 “너무 기쁘다. 의미있는 상인 것 같다. 캐릭터가 나와서 받아야 하는데 배우의 모습으로 왔다, 연기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이 창작 뮤지컬의 캐릭터여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장은아는 “둘이 머리를 맞대고 도움을 받아 모르가나를 완성시켰다”며 “막공 때 많이 울었다. 가장 힘들 때 저에게 왔던 캐릭터다. 모르가나야, 너 때문에 내가 살았다”고 유쾌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진 신인상의 시상은 조승우가 맡았다. 조승우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신인상을 못 받아 봤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신인상을 받을 수 없지 않나. 그 기분을 대신 느껴보고 싶어서 신인상의 시상을 고집했다”고 시상을 맡은 소감을 말했다.
신인상은 ‘외쳐, 조선!’의 두 주인공에게 돌아갔다. 남자 신인상의 주인공은 ‘외쳐, 조선!’의 양희준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시작한 양희준은 “‘외쳐, 조선!’ 배우, 스탭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간 이정현 음악감독, 김은총 안무감독, 박찬민 작가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존경하는 선배처럼, 사랑하는 형처럼, 배우고 싶은 연출님처럼 챙겨주신 우진하 연출님, 양희준이라는 사람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피엘 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님, 양희준이라는 배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뮤지컬 교과서 1인자 광호 형. 이 자리를 빌어 더 가까워 지고 싶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여자 신인상의 트로피는 김수하의 손에 쥐어졌다. 김수하는 “단국대의 자랑 조승우 선배님께 이 상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다”며 유쾌하게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입소문으로 객석 채워주신 관객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관객분들에게 영광을 돌리겠다. 작년에는 스위스에서 시상식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무대에 서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걸 이루게 해주신 송혜선 대표님 감사하다. 함께 해준 배우, 스탭분들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앙상블상은 ‘아이다’가 차지했다. ‘아이다’의 앙상블 배우들은 다같이 무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미리 준비한 수상 소감 리스트를 펼쳐 객석에 웃음을 안겼다. 또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이다’가 막을 내린다. 한국 뮤지컬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마지막 공연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관객 여러분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한국 뮤지컬의 뿌리가 된 뮤지컬 1세대를 향한 존경을 전한 뒤, 배우 윤석화가 등장해 ‘캣츠’의 ‘메모리’를 선보이며 무대를 열정으로 가득 채웠다.
이어 무대 뒤 숨은 주인공을 위한 창작부문의 시상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연출상은 ‘호프’의 오루피나 연출이 거머쥐었다. 오루피나 연출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 작품을 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좋은 상 주셔서 감사하다. 많이 의지한 김선영 배우를 비롯한 모든 배우, 스탭분들에게 감사하다.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감격했다.
안무상은 ‘벤허’의 문성우 안무가가 차지했다. 그는 ‘벤허’의 모든 스탭, 배우에게 영광을 돌리며 “앙상블 배우들 존경하고 사랑한다. 당신들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무대예술상은 무대, 조명, 음향, 영상 등 다양한 무대기술 부문을 대상으로, 상위 득표 2개 분야에 대해 시상했다. ‘시티 오브 엔젤’의 박준 영상 디자이너, ‘엑스칼리버’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에게 돌아갔다.
극본상의 영예는 ‘호프’의 강남 작가가 안았다. 그는 “작은 가능성 밖에 없던 ‘호프’를 발견해주시고 공연의 기회를 주신 알앤디웍스 오훈식 대표님 정말 감사드린다. 가지고 있던 건 가능성 밖에 없었는데 오루피나 연출님을 비롯한 스탭분들, 김선영 배우를 비롯한 배우분들 덕분에 완성됐다”며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음악상은 작곡, 편곡·음악감독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이 진행됐고, 이 역시 ‘호프’가 주인공이 됐다. 작곡 부문에서는 ‘호프’의 김효은 작곡가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김효은 작곡가는 “작곡가는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인 것 같다. 좋은 음악 만들어서 선한 영향력 끼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편곡·음악감독 부문은 ‘호프’의 신은경 음악감독이 차지했다.
‘호프’의 수상의 기쁨을 이어가듯 ‘호프’에 출연한 김선영, 송용진, 이예은, 조형균이 무대 위로 올라 축하무대를 꾸몄다. 김선영은 축하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와 하나가 된 듯한 열연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호프’가 또 한 번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듀서상이 알앤디웍스 오훈식 대표에게 돌아간 것. 오훈식 대표는 “제작을 하며 그동안 쉽지 않았다. 선배 프로듀서님들 존경한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서 주목받는 배우, 스탭을 제외하고 마케팅, 홍보, 매니지먼트 등 많은 분들이 함께 고생해주고 계신다. 이 자리를 빌어 수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차분하게 소감을 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장은아, 김연지의 열정적인 무대를 이어 배우부문의 시상이 시작됐다. 시상에 앞서 이건명은 객석으로 내려가 배우들을 마주했다. 삼행시 미션을 받아든 조형균, 서영주는 센스 있는 답변으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조연상의 시상은 지난해 수상자인 한지상이 맡았다. 조연상은 ‘엑스칼리버’의 박강현, ‘호프’의 이예은에게 돌아갔다. 박강현은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한지상 배우가 기술이 없으면 예술이 없다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고, 진심을 좋은 기술로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감격에 어려 말을 잇지 못하던 이예은은 “‘호프’는 단 한 장면도 빼놓지 않고 사랑했다. 모든 캐릭터를 사랑했다. 이렇게까지 어떤 작품을 사랑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생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다”며 “‘호프’를 관람하신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들과 덤덤히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눈물 지었다.
주연상 역시 지난해 수상자인 정영주, 최재림이 시상을 맡았다. 주연상 트로피는 ‘시라노’의 조형균, ‘호프’의 김선영이 품에 안았다.
조승우, 홍광호, 카이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조형균은 발표와 동시에 눈물을 쏟았다. 조형균은 가장 먼저 ‘시라노’를 함께한 류정한, 이규형, 최재웅을 비롯한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저는 항상 구경만 했다.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여서 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항상 옆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며 “이 상이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확신을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김선영은 “‘호프’라는 작품이 세상에 나온 것에 정말 감사하다. 우리는 혼란스럽고 보이지 않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한줄기 빛이 필요할 때 단비처럼 나타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 작품이다”라고 ‘호프’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함께 배우, 스탭들에게 감사함을 전한 김선영은 “차지연 배우와 ‘호프’를 함께 시작했는데, 함께 상을 받는 기분으로 나누고 싶다”고 ‘호프’에서 호프를 함께 연기한 차지연에게 영광을 돌렸다. 또 남편이자 배우 김우형에게는 “정말 고맙고 든든하다. ‘호프’처럼 빛 같은 존재가 되어준다”고 덧붙였다.
‘외쳐, 조선!’ 팀의 흥겨운 무대의 뒤를 이어 공로상 시상이 이어졌다. 송승환 예술감독이 공로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공로상을 주신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스러웠다. 제가 그동안 한 일이 이런 큰 상을 받을 만큼이라기에는 미흡하다. 이런 상은 어르신이 받아야 하는데 제가 벌써 받아야 하나 싶어서 사양했다. 그런데 사양하다가 시상식 날이 오고야 말았다”고 유쾌하게 말을 시작했다.
이어 “공로상을 받으면 은퇴해야 하나 걱정이 들었다”며 “버나드 쇼의 묘비에 ‘내가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마리 써있다고 한다. 저도 우물쭈물하다가 공로상을 받게 됐다.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좋은 공연을 만드는 데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상은 400석 미만과 400석 이상으로 나누어 수상이 진행됐다. 400석 미만 부문은 ‘아랑가’가 차지했다. 이한밀 음악감독은 “많은 배우분들이 함께 해주셨는데 초재연 함께 해주신 강필석, 최연우 배우 비롯한 모든 스탭, 배우분들 감사드린다. 병상에서 고생하고 있는 변정주 연출 꼭 힘내서 다시 같이 작업하자는 말 나누고 싶다”고 영광을 돌렸다.
400석 이상 부문의 시상은 한국뮤지컬협회 이유리 이사장과 배우 홍광호가 맡았다. 이유리 이사장이 “한국 뮤지컬 배우 해외 진출의 대명사”라고 징찬하자 홍광호는 “해외 진출도 좋지만 한국에서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게 영광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어 홍광호가 출연 중인 ‘스위니토드’가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무대에서 빛나는 연기와 열정을 보여주는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린아, 김지현 배우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우리 한국 뮤지컬이 세계화 될 수 있고 한국 영화처럼 경쟁력 갖출 수 있게 선배 프로듀서로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자 단체 사진. 사진=한국뮤지컬협회
마지막으로 영예의 대상 역시 ‘호프’에게 돌아가며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을 확실히 했다. 오훈식 프로듀서는 “배우들이 있어서 좋은 공연이 올라갈 수 있었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수상소감을 이어받은 김선영은 “‘호프’가 이렇게 많은 상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 관객분들과 배우들, 제작진이 서로 충분한 교감을 나눴기 때문에 이런 상을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호프’ 이상으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수하, 김연지, 양희준 등 신인상 후보들과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의 무대로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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