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홍광호, 귀를 호강시키는 위로의 목소리…뮤지컬 ‘빨래’
2016.03.18
뉴시스 –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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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홍광호(33)의 달콤한 목소리가 삶의 묵은 때를 빨래하듯 씻겨냈다. 16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 뮤지컬 ‘빨래’에서 벌어진 마법 같은 순간이다. 풍성하고 고급스런 홍광호의 목소리는 ‘꿀성대’로 통한다. 꿈결에 들려오는 듯하다. 귀가 호강하는 동시에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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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장에서 공연 전체를 서서히 덮어가며 웅장하게 녹아냈던 홍광호의 목소리는 소극장에서 서서히 번져갔다.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솔롱고와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 등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는 관객들에게 저릿저릿 다가온다.
홍광호의 스타성을 확인하는 순간들로 공연장은 터질 듯했다. 초반 솔롱고의 솔로곡 ‘안녕’을 부르고 2층 무대에서 씨익 웃는 장면은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잔잔한 하모니카 연주는객석을 위한 보너스였다. 나영이를 지켜보며 부르는 ‘참 예뻐요’에서 다른 등장인물들의 동작은 멈춰 있고 솔롱고만 홀로 노래를 부르는데, 실제 시간도 멈춘 듯했다.
홍광호의 연기력은 한층 탄탄해져있었다. 특히 서점에서 불법해고를 당한 선배를 위해 사장인 ‘빵’에게 대든 뒤 술을 먹고 취한 나영이 솔롱고의 집주인과 싸움이 붙었을 때가 정점이다. 나영이를 보호하면서 대신 맞는 모습에 객석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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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호는 이처럼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튀지 않는 묘를 발휘한다. ‘빨래’는 앙상블의 뮤지컬이다. 솔롱고와 나영 외에 반신불수 딸을 돌보는 주인할매, 동대문에서 여자 옷을 파는 과부 등 서민들이 어우러지며 위로를 받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빨래’를 함께 하며 쌓인 때와 그 속의 아픔까지 씻어버린다.
솔로 넘버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지만 앙상블에서는 다른 7명의 배우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 홍광호는 이처럼 능수능란하게 힘을 조절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새삼 ‘빨래’가 좋은 작품이라는 걸 환기시킨다. 그가 이 작품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다. 홍광호가 ‘홍롱고’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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