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感]‘레미제라블’, 명작이 빚은 날 것 그대로의 처연함
2016.02.11
뉴스1 – 백초현 기자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날 것 그대로의 처연함을 그려내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나폴레옹 집정기의 암울했던 사회와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한 죄수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작품은 지난 2012년 국내 초연된 후 2015년 다시 관객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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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틴은 어떤가. 장발장과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삶도 참으로 팍팍하다. 판틴은 병든 딸 아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목걸이도 팔았다. 심지어 낯선 남자들에게 몸을 내놓으며 한 푼이라도 더하기 위해 애썼다. 판틴은 세상의 발길질에 처절하게 짓밟히며 권력을 등에 없은 인간의 잔인함을 오롯이 자신의 희생으로 고발한다.
장발장과 판틴을 연기한 배우 양준모와 조정은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초반 극 전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두 배우는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연기와 노래로 관객 마음에 작은 분노의 불씨를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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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틴의 처연함은 조정은의 몸을 빌려 구현된다. 극중 판틴은 쉼 없이 몰아닥치는 시련에 대항할 새도 없이 내팽겨지며 장발장의 각성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다. 이를 위해 판틴으로 분한 조정은은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며 잊을 수 없는 절규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세상이 자신을 향해 보인 차가운 시선과 철저히 세상에 외면당했다는 분노는 그의 눈빛과 몸짓, 그리고 노래를 통해 빠짐없이 전달된다.
확실히 양준모와 조정은은 멋짐과 예쁨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무대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현실 속 장발장과 판틴을 그려내기 바쁘다. 덕분에 날 것 그대로의 처연함은 더욱 선명해진다.
극중 현실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지만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는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통쾌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대와 합(合)을 이루며 아름다운 앙상블을 그린다. 여백이 강조된 무대 한 켠에 배우들이 오르면 풍경화가 완성된다. 매 장면은 스틸사진처럼 완벽한 구조를 자랑해 뇌리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처럼 ‘레미제라블’은 4대 뮤지컬로 손꼽히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내며 관객을 제대로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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