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증권신문_조나단 기자] 공연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의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가 이번 시즌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은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자유와 정의를 찾아가는 백성들을 그린 작품이다.
본지는 극을 이끄는 주인공이자 불행한 삶 속에서도 풍자와 해학을 담은 시조를 짓는 ‘단’과 시조 대판서의 딸이지만 아버지 모르게 골빈당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진’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혁, 주다온을 만났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 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한편, 지난 6월 20일 개막해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은 오는 8월 31일까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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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다. 다온 배우는 이전 인터뷰 때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로 성장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달라진 게 있을까.
주다온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은데 그래도 그 뒤로 작품을 하나씩 만나면서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이는 아니더라도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걸 느끼고 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지난 인터뷰 때 이후로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맡아온 것 같았다. 제안이 오는 걸까 아니면 다양한 작품을 찾는 편일까.
주다온 맞아요. 제가 만나는 캐릭터들이 겹치는 캐릭터가 많이 없어요. 되게 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왔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많은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은데 좋은 작품에 제안을 해주시거나 제가 오디션을 본 작품들이 하나같이 다 다양성이 있는 것 같아서 작업을 맡으면 열심히 준비해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작품 오디션은 어땠나. 준비할게 많았나.
주다온 일단 해서 가야되는 목록들이 있었어요. 정말 밤을 새우면서 춤 연습을 했고 진짜 열심히 준비했어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준비를 했고,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정혁 현장에서 춤을 눈에 띄게 잘 췄다는 그런 풍문이 있었습니다.(웃음)
주다온 정말 이를 악물고 준비했거든요.
Q. 원래 춤을 잘 추는 편이었을까.
주다온 춤을 추는걸 좋아했는데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했고 혼자서 춤 학원도 다녀봤었어요.
Q. 그럼 이어 정혁 배우 같은 경우에 지난 인터뷰 때 어른이 되었구나라고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을 했는데, 우리가 지난 인터뷰 때는 20대였고 이제 몇 년이 지나 30대가 됐다. 어떻게 잘 큰 어른이 된 것 같나.
박정혁 저 스스로는 아직도 많이 어리구나라고 더 생각하는 30대가 된 것 같아요.(웃음) 나는 변한 게 없는데 뭔가 30대라는 인식 자체가 생긴 것 같고, 이 나이대에 맞는 일을 해야 될 시기에 들어선 것 같은데 아직 그걸 잘 못하는 것 같거든요.
Q. 그래도 우리가 처음 봤을 때 이후로 여러 작품을 맡아왔고 매체로도 진출하면서 뭔가 전보다 더 다부진, 단단해진 느낌이 들었다. 노래나 연기도 확실히 전보다 더 단단해졌다고 해야 할까.
박정혁 지켜봐 주셨으니까요. 그동안 내실을 다지는 과정을 꾸준히 해왔던걸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 이 작품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공부를 하고 있고,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의 경험들을 빼먹지 않고 가져갈 수 있도록 모든 회차를 다 녹음해 두고 촬영한 영상본들을 정말 마르고 닳도록 연구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이번 시즌 경수 배우가 연출을 맡게 됐는데, 도움이 된 부분도 있을 것 같고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박정혁 분명한 건 경수 형님께서 누구보다 작품을 잘 알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활력을 많이 불어넣어 주셔서 힘냈던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 작품의 깊이감을 더해가는 과정을 이미 작업을 했던 배우들뿐만 아니라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 모두 심도 있게 들어갈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Q. 다온 배우는 연습 때 기억이 날까.
주다온 초반에 굉장히 빠르게 진도를 나갔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정신을 좀 못 차렸었는데, 연습이라는 게 1-2-3 이렇게 순서대로 가는 연습 방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1에서 3을 먼저 간 다음에 2와 1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러면서 발견하는 재미난 점이 재미있었고 그렇게 빠르게 작품과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진도가 빨랐던 만큼 다른 인물이나 배우들과 빨리 친밀해질 수 있었고 왜 그렇게 했는지 공부를 하다 보니 저도 알차고 재미있었던 연습이었습니다.
Q. 어떻게 캐릭터 연구하는 편인가.
주다온 이게 진짜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저는 일단 캐릭터마다 접근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편인 것 같거든요. 어떤 캐릭터는 ‘이 캐릭터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로 접근을 하는 게 있고 또 어떤 작품에선 ‘나라면 이렇게 할 것 같은데’라고 시작을 할 때가 있었거든요.
이번 작품에서 맡은 ‘진’이라는 친구는 ‘내가 진이라면 어땠을까’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늘 이 생각을 했었던 것 같고, 그렇게 어떤 움직임이나 말투, 몸의 신체적인 표현이나 손 하나 뻗는 것 까지도 진이 할 수 있고 없는 것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만들어나갔어요.
박정혁 제가 다온 배우랑 같이 연습했었잖아요. 옆에서 보는데 되게 감각적인 친구더라고요. 감각이 좋고 무대 전체를 보고 자기가 움직일 때를 계속 찾는 친구였어요. 본인이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이유를 계속 묻고, 찾고 그리고 대답이 됐을 때 움직이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공감하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난 친구지만 저랑은 다르게 작품을 연구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게 너무 멋있었고 재밌었던 것 같아요.
주다온 저도 옆에 있는 정혁 배우님 덕분에 감동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연습할 때 뭔가 많이 말을 하지 않아도 합이 착착 맞을 때가 많았는데 그런 건 진짜 몇 번을 겪어도 짜릿한 경험인 것 같아요.
박정혁 저는 아무래도 이번 시즌이 세 번째 시즌이잖아요. 전 그래서 이번 시즌 캐릭터를 해석할 때 지난 시즌 제가 과했던 부분이나 뭔가 힘이 들어갔다거나 했던 부분들이 있으면 그걸 덜어내려는 느낌으로 접근을 했었거든요. 여러 모니터 자료들을 보면서 내가 욕심이 있었구나, 과했구나라는 부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만약 있다면 덜어내거나 힘을 빼려고 노력했습니다.

Q. 연습을 하면서 우리가 한팀이구나 혹은 우리가 한 가족이라고 느꼈을 때가 있었을까.
박정혁 분명한 포지션들은 있어요. 연습하다 막혔을 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내는 배우가 있는 반면, 어떨 때는 이렇게 해보자고 말을 하는 배우가 있고 연습실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하면 본인을 망가뜨려서라도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는 배우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멈추거나 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리고 우리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신인 배우님들이 함께 해주다 보니까 이 조합들이 시너지가 맞아서 속도감 있게 나갈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Q. 두 사람은 어떤 포지션이나 역할이었나.
주다온 저는 이제 조용히 숨죽이고 열심히 연습하는…(웃음)
박정혁 옆에 있는 다온이는 제가 봤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었어요. 연습할 때 공연 중이라서 되게 바쁘게 움직였었거든요. 그래서 컨디션 관리를 하는데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도 연습에 들어가면 굉장히 빠릿빠릿하게 바로 실행에 옮기는데 아까 또 이유를 찾는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이유를 빨리 찾아내서 고민한 걸 토대로 바로바로 창작진이 요구하는 바를 실행에 옮기더라고요. 그래서 옆에서 보면서 걱정이 없는 배우였습니다.
Q. 어려움은?
주다온 이번 연습 때 보통 전날 어떤 연습을 할 거라고 알려주면 저 같은 경우에 그 장면을 열심히 연구해 간다음 장면을 만들고 풀어나가는 데 집중을 하는데 이번엔 어떤 장면을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늘 대본을 숙지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 연습을 시작할 때 많이 떨렸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Q. 그래도 실수 없이 런을 끝내면 기분이 엄청 좋을 것 같은데
주다온 맞아요. 너무 좋았어요. 예를 들어 내일 어떤 장면을 연습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공부를 했고 다음날 제가 공부한 부분의 장면을 대사 실수 없이 완벽하게 끝냈을 때 너무 행복한 거죠. 그런 경험들이 더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Q. 실수를 할 때는 어떻게 넘어가는 편일까.
주다온 저는 사실 실수를 하면 진짜 집에 가고 싶어지거든요.
Q. 그럼 확실히 연습할 때 실수할 거 다 해놔야겠다. 그럼 본 공연 때는 안 할 것 아닌가.
주다온 맞아요. 진짜 연습할 때 틀리는 게 진짜 공연을 할 때는 안 틀릴 수 있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연습 때 여기서 틀렸으니까 여기는 더 신경 써야지 하는 게 분명히 생기는 것 같아요. 열심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박정혁 저는 크게 좌절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연습하다가 틀리면 ‘대체 얼마나 더 해야 안 틀릴래?’ 이러면서 저 자신을 굉장히 다그치고 자책하는 스타일인데, 그래서 오히려 연습실에서 더 많이 긴장을 하고 걱정을 하고 눈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주다온 저도 그래요.
박정혁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편인데 이걸 어떻게 바꿔야 될지 지금도 많이 고민을 하고 있어요.
Q. 그렇게 준비를 해서 본 공연이 더 좋아지는 게 아닐까.
박정혁 정말 그렇게 잘 나와만 준다면 더 걱정하고 고민하고 열심히 연습해서 준비하겠습니다.(웃음)

Q. 자책은 좀 줄여도 될 것 같다. 이어서 이번 잔칫날은 어떻게 보면 작품 외 배우들을 초대한 게 아니라 내부 배우들만으로 작품을 꾸몄는데 어떻게 준비했을까. 다온 배우는 첫 잔칫날이었던 것 같다.
주다온 저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새로웠던 경험이었어요. 전부터 취지도 너무 좋고 재밌겠다 생각을 했는데 제가 직접 해보니까 더 특별했죠. 이번 잔칫날 때 제가 2막을 하게 됐는데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걱정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이게 1막에서부터 감정을 끌고 가야 2막에서 딱 진이라는 인물이 완성되는데 어떻게 보면 갑자기 들어가서 완벽한 연기를 해야 되니까 하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 걱정이 오히려 본 공연을 했을 때는 집중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생각이 많아지는 회차였습니다.
박정혁 이게 아무래도 하루 공연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다들 본인 공연들 회차를 이어가면서도 중간중간 본인들이 해야 할 파트들을 완수해 왔거든요. 그렇게 리허설을 하는데 짧은 그 순간에 모든 배우들이 스피드 있게 준비해 주는 모습에 저도 감동을 받았고 감사했어요. 왜냐하면 그게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요. 공연이 아닌 날 나와서 맞춰보고 본인 시간들을 빼준다는 게요. 저도 같이 참여하는 배우지만 그 순간마저도 열심히 노력해 주는 모습에 오히려 무대 밖에서의 모습들이 저는 더 감동이었어서 ‘우리 배우들 다 너무 좋다’ ‘우리 멤버들 구성원들 너무 좋다’ 그런 감정들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이번엔 게스트도 따로 없고 저희 배우들 안에서 장면들을 꾸몄다 보니까 저희끼리 뭔가 맛있는 요리를 준비해서 꺼내서 전해주는 기분이어서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주다온 맞아요. 어느 한 사람만 힘들어하지 않고 서로에게 힘을 받으면서 해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힘이 났습니다.
Q. 그런가. 다들 힘들었다고 하던데…?
주다온 아…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확실히 힘을 얻었습니다!(웃음)
박정혁 서로 으쌰으쌰 해줬으니까요.(웃음)
Q. 그러고 보니 축하해야 할 일이 있지 않나. 영국 공연 축하한다. 다만 두 배우는 무대에 오르지 않는데 아쉽지 않나.
주다온 저는 개인적으로 제 배우 인생에 있어서 자부심을 얻었습니다. 진짜로요. 자부심을 느꼈어요. 제가 하는 작품이 외국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되게 뜻깊은 일인 것 같거든요. 아쉽지 않냐고요? 아쉬워요. 저도 꼭 가고 싶거든요. 욕심이 나요. 욕심납니다!
박정혁 가야죠. 가기를 바라고 우리 작품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지금 이 시대까지도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가장 한국적인 맛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데 그런 작품이 외국에서 우리말로 공연을 한다는 게 너무 거하게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국가대표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진짜 국가대표가 된 마음을 받았거든요.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그런 감동이 있었어요. 런던에 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같이 작품을 하고 있는 배우들 뿐만 아니라 창작진 스태프 모두가 긍지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작품이 두 달 동안 계속되어 오면서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는데 각자 또 런던이라는 새로운 꿈을 가지고 남은 공연 기간을 힘을 내서 헤쳐나가고 작품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모두에게 감사하고 영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에는 다온이랑 같이 단과 진으로 런던에 갔다 오고 싶습니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주다온 런던도 좋고 미국도 좋습니다!
Q. 우리도 전세계 투어 한 번 돌면 좋을 것 같다.
주다온 그럼 정말 좋을 것 같아요.(웃음)

Q. 그럼 우리 작품 말고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작품이나 배역이 있을까?
주다온 저는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똑같은 작품, 배역이 있어요. 뭐냐면 <위키드>인데 진짜 한 번도 변하지 않았고 꼭 해보고 싶어요.
Q. 글린다 상인데 왠지 엘파바를 원할 것 같다.
주다온 맞아요. 엘파바. 제 워너비입니다.
박정혁 언젠가 보여주세요. 저도 너무 궁금합니다.
Q. 정혁 배우는 어떤가.
박정혁 저도 어릴때부터 꿈을 키웠던 작품이자 배역은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요. 제가 학창 시절부터 공부는 잘 못해서 선생님들한테 맨날 혼이 났었는데 노래를 부를 때나 축제 같은 영역에서는 항상 저를 혼내던 선생님들도 ‘정혁아!’라고 외치거나 칭찬해 주고 손뼉 쳐줬었는데 저는 그때 진짜 환희라는 감정을 느꼈거든요. 그런 가운데 봤던 작품이 <모차르트>였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어라고 했을 때 감히 입 밖으로 꺼내기 조금 그렇긴 하지만 하고 싶다고 속삭이는 작품이자 배역으로 항상 모차르트가 있었습니다. 항상요.
Q. 본지는 그렇게 생각한다. 말로 내뱉어야 된다고. 그럼 나 스스로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박정혁 정말 그럴까요? 그렇게 될까요?
Q. 된다고 생각한다. 꼭 하길 바란다. 배우로서 작품이나 배역을 욕심내는 건 좋다고 본다.
박정혁 꼭 저도 그렇고 다온이도 작품을 했으면 좋겠네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같은 연도에 각자 원하는 작품을 해보겠습니다.(웃음)

Q. 서로가 생각하는 ‘단’과 ‘진’은 어떤 인물인가.
박정혁 일단 제가 본 진이라는 친구는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뚝심 있게 지켜나가는 친구인 것 같았어요. 그 안에서도 우리들의 외침이 용기가 아닌 권리라고 이야기하는 게 진짜 바른 사람이구나라는 게 보였달까요. 이어 다온이가 연기하는 진 같은 경우에는 다온이의 성격이 그래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공감을 잘하고 같이 눈물을 흘리는 진인 것 같았어요. 아픔을 먼저 공감하는 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럼 수하 배우나 세영 배우 진은 다른가.
박정혁 수하 배우님, 수하 누나는 자신만의 색이 있는 진이에요.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완강한 진이고, 세영 배우는 본인의 가치관이 확고하고 그 가치관에 맞춰서 가려고 노력하는 진인 것 같아요. 다온이나 수하 누나의 진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 다 매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주다온 저는 단이라는 친구는 진이 늘 말하고자하고 외치고자 하는 것들을 입 밖으로 내뱉고 그걸 또 실행해 주는 인물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처음 단을 봤지만 그에게 영향을 받고 어떤 행동 들에선 힘을 얻고 영향을 주고받게 되거든요. 우선 정혁 오빠의 단 같은 경우에는 뭔가 오빠 동생 사이가 아니라 제가 누나가 된 것만 같은 오히려 제가 뭔가 단에게 힘을 주고 싶고 의지하게끔 하고 싶고, 이 친구가 쓰러지지 않게끔 도와주고 싶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동생 같은 단인 것 같습니다. 이어서 희준 배우님, 희준 오빠는 뭐랄까요. 사실 제가 작품을 하면서 가장 많이 흔들리는 순간이 단이 모든 절망을 겪고 혼자 울고 있을 때 진이가 말을 걸 때거든요. 다 되게 안쓰럽고 감싸주고 싶은데 희준 오빠를 딱 마주하게 되면 옆에서 딱 버텨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서형이 같은 경우에는 1막에서부터 뭔가 조금 더 친구 같은 모먼트가 많이 나오는 것 같고 마지막으로 규형 오빠 같은 경우에는 그 장면에 들어가기 전에 되게 많이 울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조금 더 단호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부분은 수하 언니가 가지고 있는 단단함인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서 딱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지점인 것 같은데 그런 단단함, 단호함이 나오게 만드는 단인 것 같았습니다.
Q. 자면 안되겠지만 자다가도 일어나서 꼭 봐야 하는 장면 하나 추천해 보자.
주다온 전 두 개인데 ‘놀아보세’랑 운명’이란 넘버가 나오는 장면을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장면은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혁 저도 ‘운명’이요. 뭔가 다들 칼을 들고 나와서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죽을 수도 있어가 아니라 죽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모두가 소리치고 몸을 날리거든요. 작품의 주제를 담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놓치지 마시고 꼭 보셔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Q.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나.
주다온 저는 성격이 쾌활하다보니 양반임을 잠시 잊을 때가 있는데, 연습 때부터 그런 모먼트들을 잘 눌러 담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요.
Q. 왜 양반인 걸 잊었나.
주다온 너무 너무 신나잖아요. ‘놀아보세’ 같은 장면은 제가 또 국봉관의 어떤 수장? 아니다 수장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고 뭐랄까요. 약간 그 공간의 퀸? 퀸 같은 그런 위치거든요. 그래서 흥을 좀 줄여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박정혁 다온이가 흥이 많더라고요.
Q. 진이 극 중에서 나오는 비중에 비해서 집중도 많이 해야 되고 어렵다고 들었다.
주다온 맞아요. 무대 위에 있는 시간은 적을지 몰라도 계속 옆에서 봐서 그런지 저는 사실 적게 나간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요. 무대의 흐름 속에 같이 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또 생각보다 많이 무대로 나가는 그런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아 체력적인 부분은 저는 일단 밥을 잘 먹어요. 제가 원래 공연 전에는 밥을 잘 안 먹거나 조금 먹었는데 이제는 열심히 먹어도 다 소화가 되더라고요.
박정혁 저는 단식을 하는 편입니다.
주다온 정말 다르네요.
Q. 단식을 하면 더 힘들 것 같다. 왜 단식을 하게 됐나.
박정혁 공연 전날에 항상 단식을 하면서 속을 다 비워두고 공연 날은 가능하면 육류를 먹고 무대에 올라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걸 루틴화 하면서 긴장을 줄이고 있거든요. 이거를 그냥 해야 돼가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루틴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걱정이 되긴 하는데 그래도 최대한 지켜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냥 뭔가 준비물 체크 하듯이 공연 전날 아무것도 안 먹었고 문제 될 거 없고 운동도 했고 이런 확인을 하는 편이고 그렇게 해서 체력적인 부담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리고 이런 부분들을 제외하고 제가 또 목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되는 편인데 굉장히 예민하게 목 상태를 체크하고 컨디션을 유지하고 무리하지 않게 노력 중입니다. 노력만으로 유지가 된다면 최고겠지만 목은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에도 꾸준히 조심해야 되는 것 같고 무리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Q. 밥을 안 먹고 공연 할 때 그 에너지가 나오는 게 신기하다.
주다온 그러게요. 어떻게 밥을 안 먹고 그렇게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걸까요? 진짜 신기하네요.
박정혁 그런데 집에 가서 뭔가 야위어진 내 모습을 볼 때 ‘아, 이겨냈다”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Q. 그것 때문에 하는 건가보다… 그럼 연달아 공연을 하는 날은 어떤가.
박정혁 연공인날은 전전날에 단식을 하고 공연 날엔 먹어요. 이틀까지는 단식이 가능하더라고요.
주다온 저는 하루 못 먹으면 진짜 힘들거든요.
박정혁 뭔가 가벼워진 상태가 있거든요. 제가 토월 공연을 할 때 공연 날에도 안 먹는걸 처음 시도를 했었는데, 공연을 하면서 객석을 바라봤는데 관객분들이 제 시선에서 하늘 위로 올라가는 현상을 봤거든요.
Q. 쓰러진건가.
박정혁 그런건 아닌데 ‘새로운 세상~’을 외치면서 다리는 붙어있는데 제가 뒤로 날아가서 넘어질 것 같은 경험을 하면서 이건 안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공연 날에는 무조건 먹는 걸로 바꿨고, 전날을 조절하는 걸로 루틴을 만들었어요.
주다온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박정혁 고집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Q. 잘 맞으면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조절을 잘해서 그런 어지럼증이나 문제가 없게 해야 될 것 같다.
박정혁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웃음)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정혁 최근에 다온이랑 공연 중에 에피소드가 생긴 게 있는데, 제가 백성들이 무참히 살해되고 나서 그네 있는 쪽으로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날따라 그들의 절규와 절망이 저한테 강하게 다가왔어요. 그전에 너무 재미있게 놀았는데, 그래서 그런가 그 장면에서 더 크게 돌아와서 많이 울었어요. 근데 너무 많이 울어서 그런 걸까요. 앞이 안 보이더라고요. 눈을 떴는데 눈물이 가득 차서 객석 쪽을 보는데 조명이 비춰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다음 장면이 그네를 잡고 앉는 장면이거든요. 그런데 안 보이다 보니까 그네가 뒤로 밀려서 제가 땅바닥에 그냥 딱 주저앉게 됐죠. 제가 토월 공연 때도 그네에 못 앉아서 넘어졌던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제가 신인이기도 하고 너무 당황해서 다시 일어나서 그네에 앉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때 뭔가 자연스레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서 공연이 끝나고 좌절했었어요. ‘바보야, 그냥 바닥에 앉아서 이어가면 되잖아. 어차피 조명이 널 쏘고 있는데 그걸 다시 찾아서 그네에서 울어야 되냐’라고 자책을 했었는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이후로 실수를 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그 상황이 돌아왔던 거죠. 그렇게 이번 상황까지 왔는데 뭔가 걱정이 아니라 그 자체가 너무 초라하고, 단이의 상황이 너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더 슬퍼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서럽게 울고 있었는데 근처에 누가 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온이었는데 그 온기가 딱 느껴지는데, 옆에서 저를 한참 보고 있더라고요.
주다온 걱정이 되서 더 건드리지 못하겠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박정혁 그때 눈이 마주쳤는데, 다온이의 진이 눈물을 머금고 있더라고요. 그다음 장면에서 붓을 건네주고 제 손을 꽉 잡아주거든요. 그때 뭔가 움직이질 못하겠더라고요. 사실 그 장면이 저 다음에 바로 진이 나와서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장면인데 제가 가져가고 있는 감정선을 다 지켜주고 오히려 더 힘을 낼 수 있게 응원을 해준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주다온 저는 이런 게 계산을 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뭔가 그 인물에 집중했을 때 나오는 최고의 모먼트들인 것 같아요. 뭔가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나온 거죠. 그런데 이제 그걸 오빠가 온전히 다 받아 주니까 제가 또 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 순간들이 딱 맞아떨어질 때 되게 짜릿한 것 같아요. 저의 에피소드는 저는 늘 걱정을 했던 장면이 있는데 저희가 부채를 많이 폈다 접었다 하거든요. 그런데 제 첫 등장이 이제 2층에서 부채를 막 펼쳤다 접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마다 이거 떨어뜨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계속했었는데 다행히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았거든요.
박정혁 그래서 다행입니다.
주다온 그런데 이제 내 손에서 부채가 떠날 일은 없겠다 생각을 한 그날, 바로 부채를 떨어뜨렸어요. 아찔하더라고요. 진짜 등에 땀이 한 줄기 흘러 내렸어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실수입니다.

Q. 만약 각자 ‘단’과 ‘진’이라는 맡은 역할을 제외하고 다른 배역으로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면? 대본이랑 노래 숙제 다 되어 있는 상태다.
박정혁 완벽하게 숙지가 되어 있는거죠?
Q. 완벽하다. 세팅도 다 끝났다. 투입만 하면 된다.
박정혁 저는 그럼 순수 역할을 맡고 싶어요. 이유요? 지금 단이 표현하고 있는 것들과 제일 상반되는 인물인 것 같거든요.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지켜내는 인물이고 뭔가 관군들과 마주하는 장면들의 합이 정말 멋있어서 그런 장면들을 저도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맡아보고 싶습니다.
주다온 저는 조노요. 제가 생각했을 때 재미있고 유쾌한 지점도 있는데 극 중에서 본인의 신념까지 지키고 멋지게 나아가거든요. 볼 때마다 멋있는 캐릭터라고 느끼고 있어서 조노라는 역할을 한 번 맡아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Q. 작품 속에서 조노가 끝 부분에서 죽는 것처럼 보였는데, 만약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주다온 일단 죽지 않았다면 골빈당의 일원이 됐을 것 같아요.
박정혁 그랬을 수도 있겠다.

Q. 나만의 에필로그를 적어 보자면?
주다온 저는 아버지를 따라 가는데 골빈당은 탈퇴하지 않았을 것 같고, 그곳에서도 골빈당 활동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밝히지는 않고 아버지가 잠이 드시면 밤에 조용히 나와서 시조를 외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박정혁 단이는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아요. 골빈당 활동을 하고 있을 것도 같고요. 자신이 좋아하던 시조를 하염없이 마음껏 즐기며 외치고 있겠죠. 그러면서 진이도 보러 갈 것 같고, 뭔가 후회 없이 살아갈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박정혁 우리 작품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관객분들에게 분명히 가치 있는 울림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적인 한과 흥을 작품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보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꼭 경험해 보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주다온 맞아요. 요즘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고, 말을 하고 싶지만 못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잖아요. 그런데 우리 작품을 보고 그런 용기를 많이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Q. 그럼 여기에 덧붙여서 어느 회차를 봐도 다 재미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나오는 회차를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주다온 공연을 보러 올 관객분들이나 팬분들의 눈과 귀를 아주 꽉 채워 드리겠습니다.
박정혁 거기에 덧붙여 ‘저러다 죽겠는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대신 외쳐 드리겠습니다!(웃음)
출처 : 한국증권(http://www.k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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