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왼쪽)과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저희는 일상과 무대가 철저히 분리된 배우들이에요. 일상과 무대가 크게 부대끼지 않아요.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분리되죠.”
뮤지컬 ‘하데스타운’ 대구(3월 11~27일 계명아트센터) 공연에서 페르세포네(김선영·박혜나, 이하 관람배우·가나다·대구·부산 출연 순)·하데스(김우형·지현준·양준모) 부부로 아내 김선영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우형은 “일상과 무대가 정말 잘 분리돼 있다”고 밝혔다. 김우형의 말에 김선영은 김우형의 “좋아라 해서 입는 옷”을 예로 들며 “그 옷만 입으면 무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고 귀띔했다.
“(김)우형씨가 ‘좋아라’ 해서 집에서 늘 입는 옷이 있어요. 제가 우형씨의 다른 공연을 보고 ‘너무 멋있다’ 생각하면서 집에 오면 그 옷을 입은 우형씨가 있어요. 데자뷰도 아닌데 데자뷰같달까요. ‘집에 있었어?’라고 농담을 던지면 그걸 또 ‘집에만 있었더니 찌뿌둥해’라고 받아쳐요. 무대와 집에서 모습의 매력들이 너무 달라요.”
뮤지컬 ‘하데스타운’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김선영은 “물론 그날 재밌는 이슈를 얘기하거나 고민되는 부분을 던지긴 해도 배우가 감당해야할 것들의 저변까지 흔들리는 캐릭터들이 아니어서 무슨 일이든 각자의 일터에서 각자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우형 역시 “밖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다고 해서 안에서 푸는 일은 절대 없다”며 “정말 분리 잘 돼 있다”고 동의를 표했다.
“가정이 안정적이고 사랑이 가득하고 튼튼하면 제가 서는 무대도 충분히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삶에서는 우리 가정, 남편과 아내, 아이를 위해서 정말 모든 걸 집중하고 헌신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6개월 간의 서울 공연을 마치고 대구 공연 중인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아나이스 미첼(Anais Mitchell) 작가·작곡가와 레이첼 채프킨(Rachel Chavkin) 연출이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오르페우스(박강현·조형균)와 에우리디케(김환희·김수하) 그리고 헤르메스(최재림·강홍석), 운명의 세 여신(박가람·이아름솔·이지숙) 등이 이끌어가는 사랑이야기다.
◇철저히 분리된 무대와 일상들, 절로 발휘는 ‘찐’부부 케미
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사진=이철준 기자)
“저희는 일상에서도 늘 붙어있으니 특유의 표정이나 눈빛 등을 잘 알고 있잖아요. 저희도 사람이다 보니 무대에서 함께 하다보면 하데스와 페르세포네가 아닌 사람 김우형과 김선영으로서의 표정이나 눈빛들이 나오기도 해요. 그런 에너지나 호흡들이 방해가 되는 게 아니라 더 집중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너무 희한해요.”
이렇게 전한 김선영에 김우형은 “저희가 특별히 뭘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디테일하게 느껴지는 요만큼의 눈빛과 표정 변화도 서로에게 크게 다가온다”고 말을 보탰다.
“(김)선영 배우의 그 디테일한 변화로 저의 연기도, 몰입도도 달라지죠. 일부러 뭘 하지 않아도 나오는 케미들이 있어요. 거기서 오는 시너지가 엄청나요. 밀도감이 짱짱해지죠.”
김우형의 말에 김선영은 “저희만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를 연기하는 게 아니다 보니 둘만 상의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함께 하는 배우들의 장점과 특징 등을 잘 파악해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저희끼리라서 뭔가를 상의하거나 논의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김우형은 “이번 작품은 저희 둘 뿐 아니라 모든 캐스트들이 그랬다”고 부연했다.
“사전에 인물 관계 설정 등을 위한 대화나 약속들을 오히려 많이 안했어요. 어느 배우랑도 계산을 하거나 캐릭터에 대해 대화를 한적이 거의 없죠. 이 작품은 희한하게 그랬어요. 이 사람이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맞아주자 식이었어요. 배우마다 디테일한 눈빛들이나 표정들도 늘 달랐고 각자의 장점과 무기를 확실히 파악하고 캐릭터에 묻혀냈던 것 같아요. 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달까요.”
김우형의 설명에 김선영도 “그 순간에 그냥 살면 된다. 내 남편이다, 부인이다 믿고 연기하면 저마다의 매력들이 시너지를 내는 식”이라고 부연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앤코)
“사실 배우들은 캐릭터를 분석하고 명확한 답을 얻기를 원하죠. 하지만 이번 연출은 배우들의 질문에 늘 ‘글쎄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지’라고 답했어요. 표현하고자 하는 지향성은 배우마다 다르잖아요. ‘노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노선이라기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표현해 내고 싶어하는 부분들이 캐스트마다 다 달라요. 그렇게 좀 다르거나 편중돼 있어도 ‘틀리다’ ‘답이다’가 아니라 ‘모호함’을 이야기했죠. 그게 오히려 배우들 스스로가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했어요.”
김선영의 말에 김우형은 “이 작품과 인물들이 일차원적이거나 단편적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며 “관객이 보면서 계속 상상할 수 있도록”이라고 털어놓았다.
“저희 배우들이 그랬듯 상상하는 재미를 객석에도 주고 싶었어요. 저기가 지옥인가? 어느 공간이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슬퍼하고 화가 났을까 등을 상상하면서 장면을 자신만의 세계로 끌어들이길 바랐죠.”
◇계획적인 김우형과 순간에 충실한 김선영, 서로에게 스미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저희 원체 오래 만났어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죠. 선영씨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아이한테도, 저한테도 굉장히 따뜻해서 본인의 감정적 희생이 되게 많아요. 저희 아이가 6세인데 제가 해주지 못한 부분들을 엄마가 너무 완벽하게 해주고 있거든요.”
김선영에 대해 김우형은 “굉장한 따뜻함, 포근함과 더불어 자기가 지켜내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투지와 욕망도 있는, 되게 멋있는 여자”라고 극찬했다.
“배우로서도 저보다 더 오래, ‘훨씬훨씬’ 더 오래 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럴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그럴 때 정말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이거든요. 그런 그의 옆에서 항상 버텨주고 응원해주는 남편으로 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김우형에 대해 김선영은 “되게 재밌는 사람”이라며 “저랑 있을 때는 어디까지가 이 사람의 한계이가 싶을 정도로 되게 웃긴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솔직히 저한테는 제일 웃겨요. 저랑 유머 코드가 맞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애정이 있으니까 웃기다고 웃겠죠. 누가 뭐래도 저한테는 제일 재밌는 남자예요. 그리고 제가 웃겨하는 걸 또 우형씨가 좋아하기도 하고…아이도 아빠 때문에 많이 웃고 그래요. 사실 코미디를 해야하는 사람이에요. 그걸 저만 보는 게 아쉬울 지경이죠.”
김선영의 말에 김우형은 “아내한테도, 아들한테도 엄청 코미디언이고 엄청 연예인”이라며 웃는다. 김선영은 “저한테 농담으로 우형씨가 ‘나 만나서 사람이 됐다’고 하는데 진심”이라고 고백했다.
“진심으로 고마워요. 그렇다고 우형씨를 만나기 전의 제가 짐승(?)이었던 건 아니지만 너무 천방지축이고 야생마같은 정서를 가졌던 사람이거든요. 많이 정리가 됐달까요. 옭아매져서가 아니라 흐트러진 것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을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해 살면서 지속적으로 받고 있죠.”
이어 김선영은 “사실 우형씨한테는 하데스의 면도 있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만드는 것처럼 우형씨도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인데 그게 저랑 너무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사진=이철준 기자)
“저는 ‘내일 일을 왜 걱정하고 살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즉흥적이고…어찌 보면 페르세포네 같은 기질이 있어요. 예를 들어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왜 보험을 들고 살아야 해? 오늘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라는 주의였데 우형씨는 그게 ‘너무 이상하다’는 거예요.”
김선영의 전언에 김우형은 “보험 설계, 재테크 등을 전혀 몰라서 제가 다 해준다”며 “나중에 늙어서 저한테 고맙다고 할 것”이라고 눙쳤다. 김선영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처럼 극과 극이 만나니 시너지가 크다”고 말을 보탰다.
“우형씨의 좋은 점이 저한테 오고 제 장점이 우형씨에게 가고…배우로서도 서로 상의하거나 논의하지 않아도 서로의 것들이 오가면서 시너지를 내죠. 팔불출 같지만 문득문득 그런 생각을 해요. ‘이렇게 생긴 사람이랑 내가 살고 있네’ ‘내면적으로도 이렇게 건강하고 내실 있는 이런 사람이랑 사니 복받았네’…. 그런 생각들이요.”
◇‘헐렝이’ 선배를 꿈꾸는 김선영,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박수쳐주는 선배 김우형
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왼쪽)과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저도 아직 갈 길이 먼데 어느덧 선배가 돼 있더라고요. 좋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그런 선배요. 판단하는 순간 자만이죠.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는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박수쳐주고 보듬고 따뜻하게 손 얹어주고. 만약 한계가 있는데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게 그 사람이에요. 뭘 가르쳐주고 내가 극복시킨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좋은 선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어 김우형은 “선영씨가 후배들한테 힘과 용기, 긍정적 에너지를 많이 준다. 좀 부족해도 직접적으로 ‘이렇게 해’가 아니라 오히려 용기를 준다”며 “그게 진짜 선배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선영은 “저는 거짓말을 못해서 별로인데 ‘잘한다’고는 못하지만 응원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부연했다.
“본인이 가장 잘 알아요. 선배들의 착각은 ‘이 후배가 모른다’는 생각으로 조언을 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들은 알아요. 설령 몰랐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알게 돼요. 그 친구가 ‘알지만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접근해야지 모르니 가르쳐 주자 하는 순간 실수가 돼 버리죠.”
김선영은 “우형씨나 저나 일부러 고집한 건 아니지만 이길로 계속 오다보니 무대가 내집 같고 편안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누가 뭐라지 않아도 위화감이 느껴지는 곳일 수도 있다”며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항상 ‘저 나이 때의 나는 저 보다도 못했으니 저 친구는 나 보다 나은 배우’라고 생각하면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신중하게 접근하게 돼요.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이 돼주는 게 선배잖아요. 눈치 보거나 주저주저하게 만들면 안되죠.”
뮤지컬 ‘하데스타운’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김선영의 ‘선배론’에 김우형은 “저 역시 낮은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며 “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배우가 아닌데 요즘 후배들은 어떻게 저렇게까지 잘하지 싶다”고 동의를 표했다.
“특히 ‘하데스타운’ 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다들 너무 잘해서 너무 행복하죠. 웃음이, 어깨춤이 덩실덩실 절로 나요.”
김우형의 전언에 김선영은 “특히 우리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후배들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박)강현이는 우리 둘 다 처음 만났고 (조)형균이는 ‘호프’에서, (김)환희와 (김)수하는 ‘포미닛’에서 함께 했는데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된다”며 “한국 뮤지컬의 미래는 밝구나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곤 “앞으로는 후배들한테 빈틈도 좀 보여야 겠다 생각한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저랑 공연을 안해본 후배들은 ‘김선영 선배는 이럴거야’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며 공연 중 실수에 반응했던 후배들을 예로 들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앤코)
“2막 처음 곡(아워 레이디 오브 디 언더그라운드, Our Lady of the Underground)에서 밴드 멤버를 소개하는데 매 공연 그 리스트가 달라져요. 밴드 멤버들도 바쁘다 보니 거의 더블캐스트거든요. 그래서 인터미션 시간에 전 그 리스트를 외우느라 정신이 없죠. 그러다 저도 모르게 입에 밴 연주자 이름이 잘못 나오는 때가 있어요. 그 실수를 수습하려는 제 모습에 후배들이 너무 재밌어 해요. 제 앞에 와서 흉내를 내기도 하죠.”
이어 김선영은 “물론 진지한 역할에서 그러면 절대 안되지만 페르세포네는 그래도 되는 재밌는 요소들이 있어서 그게 너무 좋더라”며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우습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걸 서로 알고 있어서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선배”라고 덧붙였다.
“개성 강하고 센 역할들을 주로 했던 저에 대한 생각이 허물어지면서 ‘생각보다 헐렝이네’를 느끼고 그걸 저한테 표현해줄 때 너무 재밌고 좋아요. 그래서 ‘헐렝이’ 같은 선배가 돼야겠다 싶었죠.”
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사진=이철준 기자)
김선영의 말에 김우형은 “근데 잘 모르시지만 진짜로 ‘헐렝이’다. 굳이 돼야겠다 안해도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웃었다.
“원래 빈틈이 많아요. 백치미도 철철이고…옆에서 챙겨줘야할 게 너무 많아요.”
◇‘따로’여도 함께 “비워내기와 내려놓기”
“같이 무대에 오르는 날은 한 차로 움직였지만 저는 2회 공연인데 우형씨가 저녁 공연만 있으면 차 두대로 움직이기도 했어요. 그럴 때는 차를 따로 몰고 귀가해도 블루투스로 통화하면서 가요.”
그리곤 “아주 일상적으로 ‘이따 뭐 먹을까?’ ‘비타민 챙겨 먹었어?’라고 묻거나 ‘본의 아니게 꽃이 떨어졌어’ ‘거기선 음악이 좀 늦더라’ 등 공연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출퇴근길을 함께 했다”는 김선영의 말에 김우형은 “따로 여도 항상 함께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따로 차를 타고 움직여도, 별로 할 얘기가 없어도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서로를 느끼면서 가요. 저는 백미러로 어디쯤 왔는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등을 다 보면서 움직이죠.”
그렇게 따로 움직여도 함께 하는 두 사람은 함께 ‘하데스타운’의 페르세포네와 하데스로 살면서 평소 지론인 ‘비워내기와 내려놓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비워내기와 내려놓기는) 저희 부부가 늘 나누는 얘기기도 해요.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기대려하고 자꾸 무언가를 부여잡으려고 하죠. 그 부여잡은 걸 놓기란 어려워요. 무서우니까요. 거기서 용기를 내 내려놓고 혹은 끝까지 내려놓지 못하더라도 겸손하게 ‘비워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늘 그렇게 살아야 겠다 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비워내고 내려놓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뮤지컬 ‘하데스타운’ 하데스 역의 김우형(왼쪽)과 페르세포네 김선영(사진=이철준 기자)
김우형의 말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일자리를 잃거나 설 무대가 국한된 배우들, 공연관계자들을 떠올린 김선영은 “이렇게 좋은 작품에 우형씨와 함께 하고 있고 관객들이 환호를 보내주시니 성취감을 느끼면서도 문득 우리 같지 않은 작품에 있는, 그 조차도 못하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계속 기억하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더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하데스타운’을 하면서 유난히 그런 생각이 더 들어요. 화제작이고 좋다고들 해주시니 스스로 만족하지만 누군가는 어두운 곳에서 소외되고 무대에도 못오르고 있으니까요. 그들을 위해 오늘 공연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게 되죠.”
김우형은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을 넘겼다. 이런 세상을 이렇게까지 오래 살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그럼에도 힘과 용기를 잃지 않고 버텨냈다”며 “제작자들도,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그럼에도 극장에 오시는 관객들도 다들 너무 대단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버티고 살면서 피로감도 많을 거예요. 저희 작품을 보면서 그간 쌓인 피로감과 쓸쓸함을 털어내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보고 가시면 잠이 잘 오실 거거든요. 저희가 모두의 ‘굿나이트’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작품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김우형의 바람에 김선영은 “코로나 시국도 끝날 때가 올 것”이라며 “어떤 어려움에도 현재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 함께 해주신 관객들, 동료 배우들, 공연 관계자분들이 ‘하데스타운’을 좀더 많이 경험하시면 좋겠다”고 말을 보탰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 싶은데 ‘하데스타운’은 오픈런으로 계속 하면 좋겠어요.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경험하시면 좋겠고 더 많은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쳐가면 좋겠어요. 이 좋은 작품을 저희만 누릴 게 아니라 더 많은 좋은 배우들이 경험하고 누리기를 바라요.”
브릿지경제 /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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