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DNA 장착한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콜럼버스 배’의 항해는 시작됐다 [인터뷰 ②]
2020.07.26 / 경향신문 – 노정연 기자
‘한’과 ‘흥’ 담아내는 유일무이 K크로스오버팀
‘콜럼버스의 배’ 처럼 음악계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고파[경향신문]
월드뮤직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판소리꾼 고영열(27), 피바디 음대·예일 음악대학원 출신 ‘천재 테너’ 존 노(29), 따뜻하고 세련된 베이스의 ‘인간 첼로’ 김바울(29), 무엇이든 흡수하는 ‘뮤지컬 원석’ 황건하(23)가 모인 남성 4중창팀 ‘라비던스’를 만났다. JTBC 팬텀싱어3에서 역대 시즌 중 가장 다양하고 파격적인 크로스오버 무대를 선보이며 준우승을 차지한 이들은,‘미친음악으로의 안내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흥미로운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콜럼버스의 배’처럼, 미지의 음악을 향한 네 남자의 항해가 시작됐다.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의 황건하, 존노, 고영열, 김바울(왼쪽부터)이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윤중 기자
라비던스는 크로스오버를 위해 모인 팬텀싱어 참가자들 중에서도‘이단아’라고 불렸다. 전자음악 장르인 EDM을 비롯해 록, 월드뮤직, 가요, 팝, 가곡, 영화·드라마OST, 민요까지 따로 또 같이 시도한 음악들이 매우 다채롭다.
황건하 – 저는 사실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생각이 크게 열려있지 않았어요. 월드뮤직이라는 것도 잘 몰랐죠. 막연히 ‘칸초네를 하고 싶다’ ‘성악가와 노래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컸는데 영열이 형과 존 노 형이 라이벌 경연때 쿠바 노래 ‘투 에레스 라 무시카 케 텡고 케 칸타르’(Tu eres la musica que tengo que cantar)를 부르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팬텀싱어에서 저런 노래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정말 큰 매력을 느꼈어요. 음악적으로 크게 펼쳐져 있는 형들과 함께하며 배운 점이 정말 많아요.
존 노 – 예선전에 모인 참가자끼리 “한국에서 제일 큰 성악 콩쿨같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다들 그걸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성악가들이 크로스오버를 시도해‘팝페라’라는 장르가 생겼고 그걸 듣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처럼 저 또한 무언가를 뛰어넘고 싶었어요.
김바울 – 라비던스를 만나고 시야가 더 넓어졌어요. 더 자유롭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자기의 색깔을 버리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고 다양하게 변신하고 시도하는 게 크로스오버인 것 같아요.
‘흥타령’을 비롯해 라비던스가 부르는 노래들이 극한의 감정을 요하는 노래들이 많다. 각자 노래에 몰입하는 방식이 있나.
존 노 – 전 일단 가사를 이해한 다음 노래 안에 배역이 되는 방식으로 감정을 끌어올려요. 제가 오페라를 해서 그런지 부르는 노래를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주인공이 됐다고 상상해요. 연기에 관심이 많은데 오페라도 그런 면에서 좋아하게 됐어요.
김바울 – 저도 일단 가사를 온전히 이해해야 감정이 잡혀요. 저는 가사와 비슷하게 겪었던 저의 경험을 떠올리며 감정에 몰입하는 편이에요. 쉽지는 않아요. ‘흥타령’도 어려웠고 ‘무서운 시간’ ‘사랑한 후’에도 어려웠어요. 한국노래들이 외국곡에 비해 가사 이해는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같이 무릎도 꿇어보고 손잡고 울기도 하면서 연습했어요.
황건하 – ‘흥타령’과 ‘어나더스타’의 경우 두 노래의 감정이 극과 극이다 보니 동시에 준비하는 게 좀 힘들었어요.
김바울 – ‘흥타령’ 부르다 ‘어나더스타’는 할 수 있는데 ‘어나더스타’ 부르고 ‘흥타령’은 못해요. 진짜 감정이 깊게 들어가야 해서 힘들더라고요.
황건하 – 그래서 항상 ‘흥타령’부터 연습했어요. 기쁘게 연습 시작해서 우울하게 끝나는 것보다 우울하게 시작해서 기쁘게 집에 가는 게 낫더라고요.(웃음)
고영열씨는 다른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면서 크게 감탄하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왔다. ‘리액션 장인’이라고도 불린다.
고영열 – 습관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듣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한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너무 몰입을 해버려서 잘 빠져나오지를 못해요. 저는 제가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웃음) 다른 참가자들 무대를 보는 게 너무 좋기도 했고 그 감정에 저도 빠져버려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아요.
유채훈씨가 고영열씨에 대해 ‘무대에 올라갈 때 긴장을 하지 않는다’라는 평을 했다. 정말 그런가.
고영열 – 아, 채훈이 형이 그런 평을 했습니까? 공연하는 걸 좋아해서 이 공연 저 공연 안 가리고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무대에서 긴장을 잘 안 해요. 근데 팬텀싱어에서는 긴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경연 프로그램이 처음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나름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라비던스가 팬텀싱어3 최종 결승 무대에서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를 부르고 있다. JTBC 제공.
‘사랑한 후에’를 부르고 있는 존 노. JTBC 제공
결승 2차전에서 부른 ‘사랑한 후에’는 존 노의 개인적 이야기가 담긴 노래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사연이 담겼는데 미국 생활을 얼마나 한 건가.
존 노 – 부모님께서 미국에서 유학을 하셨어요. 저를 한국에서 낳아야 한다고 해서 잠깐 한국으로 오셨을 때 제가 태어났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6살까지 살았어요. 7살에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미국에 가서 쭉 있었어요. 한국과 미국을 오가다 보니 정체성에 혼란도 있었고, 미국에서 다닌 고등학교에서 동양인이 저 혼자였거든요. 다음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매일 생각했을 정도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외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극복했기 때문에 괜찮아요.(웃음) 팬텀싱어를 하며 외롭고 힘들 때마다 나에게 음악이 있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죠.
김바울씨는 가곡 ‘무서운 시간’을 연습할 때 존 노에게 윤동주 시집을 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겉모습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섬세하고 다정한 면이 있더라.
김바울 – 그때까지만 해도 존이 ‘한’이라는 감정이 어떤 건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어요. ‘무서운 시간’이라는 곡이 윤동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 말기에 쓴 시를 바탕으로 한 곡이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렵고 또 중요하거든요. 존이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존 노 – 저는 ‘한’이라는 걸 막연히 서러운 감정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때 바울이가 준 시집과 합숙하며 함께 본 영화 ‘동주’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김바울 – 같은 팀 안에서 누가 탈락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경연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서로 믿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네 명 모두 감정이 풍부한 것 같다. 존 노는 연습할 때 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존 노 – 저는 눈물이 많은데 영열이는 눈물이 없는 편이에요. 완전 남자예요. 눈물이 나오더라도 참으려고 하고 제가 울 때마다 옆에서 놀라요.
고영열 – 고만 좀 울어 형님.(웃음)
김바울 – 저도 감정이 잘 올라오는데 저는 그래도 좀 억누르는 편이에요. 존은 억누르지 않아요. 둘 다 잘 울지만 저는 억누르고 존은 그냥 울고(웃음). 옆에서 존이 울면 “너도 우냐”하면서 같이 울어요.
황건하 – 존 형이 울면 저도 눈물이 좀 나요. 서글퍼지는데 영열이 형이 울면 귀여워요. “울었쪄? 힘들었쪄?” 이렇게 돼요.(웃음)
황건하씨는 팀에서 막내인데 오히려 형들을 귀여워하는 것 같다.
존 노 – 건하가 서열 1위에요.
황건하 – 형들이 마냥 귀여운 게 아니라 뭔가 사랑스러워요. 방송에는 연습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만 나가는데 사적으로 있으면 다들 애교가 많아요. 특히 영열이 형이 애교가 있거든요.
존 노 – 엄청나요.
고영열 – 무슨 말이야.(웃음)
황건하 – ‘흥타령’ 부르고 울 때 엄청 귀여웠어요.
김바울 – 맞아맞아.
고영열 – 아, 이거 평생 놀림받을 것 같아.(웃음)
그렇다면 서열 4위는 누군가.
고영열·존 노 – 저요.
김바울 – 1위는 확실하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바뀌어요.
고영열 – 1위에게는 셋 다 4위죠.(일동 웃음)
‘라비던스’의 황건하가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윤중 기자
김바울, 존노, 고영열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황건하를 지켜보고 있다. / 노정연 기자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라비던스에게는 ‘도전’ ‘새로움’ ‘반전’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동시에 이런 점들때문에 대중들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무대를 준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나.
황건하 – 도전하되 저희가 어려운 음악을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존 노 – 대중성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선곡할 때, 듣는 사람을 잡아끄는 멜로디가 있는지 중요하게 봐요. ‘흥타령’도 그게 있었어요. ‘부질없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아이고 데고’ 이런 부분이 ‘훅(hook)’이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잘 살리려고 해요.
김바울 – 라비던스의 팀 색깔이 ‘한’과 ‘흥’이거든요. 외국노래를 하더라도 한국인의 한과 흥을 담아내는 걸 항상 생각해요. 라비던스의 목표이자 정체성이니까요.
앞으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
존 노 – 힙합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황건하 – 선곡 회의때 존노 형이 가수 ‘헤이즈’의 노래를 가져온 적이 있어요. 그 노래를 들었을 때 한번에 각각 파트가 다 들렸었어요. 언젠가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바울 – 저희가 레게도 해보려고 했어요. 근데 막상 불러보니 감정적으로 공감하기가 어려 울 수 있겠더라고요. 다음으로 미뤘는데 앞으로 앨범을 낸다면 레게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종 결승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고영열. JTBC 제공.
고영열씨는 정통 성악곡에 도전할 생각도 있나.
고영열 – 저는 성악곡을 부를 각오를 하고 팬텀싱어에 임했어요. 무슨 노래든 할 자신이 있고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는 도전을 못했어요. 나중에 부를 기회가 생기면 꼭 성악곡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김바울 – 영열이는 그런 거에 두려움이 없어요. 저희가 결승 무대를 준비할 때 클래식 곡도 생각했었는데 영열이가 오히려 더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멤버들을 만나기 전과 지금 가장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존 노 – 꿈이 좀 더 커졌어요. 예전에는 ‘자기만족’하는 음악을 했었는데 지금은 라비던스로 인해 음악의 방향성이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생겼어요. 그게 가장 달라진 점이에요.
고영열 – 함께 노래 부를 동지들이 생긴 거요. 저는 항상 솔리스트였거든요. 국악을 하며 여러 프로젝트팀을 해왔는데 보컬은 거의 저 혼자였어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크로스오버에 대해 좀 더 밀도 있는 고민, 더 큰 가능성을 보게 된 것도 전과 달라진 점이에요. 저 역시 그동안 크로스오버를 해오면서도 고정관념이 있었더라고요. 그게 풀어진 느낌이에요. 앞으로 국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황건하 – 전에는 뮤지컬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음악관 자체가 넓어졌어요. 그게 트이니까 뮤지컬 무대에서든 다른 목소리를 내든 더 자유롭게 다양한 노래를 할 수 있는 게 됐어요. 지난 8개월은 제 인생에서 가장 빨리,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에요. 너무 많은 게 제 안에 들어왔고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바울 – 저도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어요. 노래 부르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틀에 박혀있던 걸 깨게 됐어요. 라비던스여서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깰 수 있게, 놓을 수 있게 도와준 멤버들 덕분에 저 역시 음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넓어졌어요.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의 황건하, 존노, 고영열, 김바울(왼쪽부터)이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윤중 기자
BTS 슈가의 ‘대취타’, 블랙핑크의 한복 의상 등 세계 음악 시장에서 ‘K-컬쳐’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국악 DNA를 장착한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영열 – 저희의 꿈은 이제까지 없던 장르, 더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여러 장르를 아우르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도 있어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콜럼버스의 배’처럼 음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 배 안에 국악인이 한 명 떡하니 있고 성악가도 있고 뮤지컬 배우도 있는 거죠. 저희끼리 “역사를 새로 쓴다”라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장르에 귀속되지 않고 더 도전적인 음악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팀이 됐으면 합니다.
존 노 – 세계 시장은 개성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한국인의 ‘한’과 ‘흥’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K크로스오버팀, 그게 라비던스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라비던스의 활동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고영열 – 대략적으로 하고 싶은 내용들은 다 취합이 되어 있어요. 그걸 펼치려는 서로의 의지와 열정도 있고요. 앨범이 될 수도 있고 공연도 될 수 있어요. 아직 시기는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존 노 – 라비던스는 이미 시작됐어요. 이제 갈 거예요.
비하인드 톡
/노정연 기자
고영열에게 ‘반려식물’이란?(고영열은 합숙 중 반려식물에게 물을 주러 집에 간 적이 있다)
고영열 – 아, 제가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죠. 친구에게 선물 받은 벵갈고무나무를 키우고 있어요. 거실에 떡 하니 있는데 제가 혼자 살고 있거든요. 거실에 혼자 앉아있으면 말할 상대도 없고 해서 “물 줄까?” 그러면서 물 한 번씩 주고 그래요. 제 친구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파’보다 ‘반려식물파’인가) 지금은 그렇습니다.
김바울에게 ‘뽀뽀’란?(김바울은 울고 있는 동료를 살뜰히 위로하거나 무대가 끝난 뒤 동료의 손등에 입을 맞추는 등 애정표현을 잘하는 편이다)
김바울 –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제 마음의 표시죠.
고영열 – 이거 말 잘해야 될 것 같은데, 말 잘해야 돼.(웃음)
김바울 – 집안 분위기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엄청 섬세하고 다정하세요. 평소에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하시고. 그런 점이 저에게도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근데 아무한테나 하는 건 아니고, 남자들끼리라 오히려 애정 표현하기가 쉬워요. 여자한테는 잘 못 해요.
고영열 존노 황건하 – 응?(일동 박장대소)
황건하에게 패션이란?(황건하는 팬텀싱어 참가자들로부터 ‘패션테러리스트’로 뽑힌 적이 있다)
황건하 – (웃음)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교복을 입다가 스무 살이 돼서 학교에 다니다 군대에 갔어요. 제대하자마자 팬텀싱어에 나온 거예요. 그동안 학생이라 수입도 없었고 제 돈으로 옷을 사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옷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학생 때부터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긴 하지만 전 사실 뮤지컬만 생각하며 살았던 터라 패션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었어요.
존 노 – 건하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요. 오늘 신발도 잘 신었어.
황건하 – 형들이 조언을 많이 해줘요. 배우고 있어요.
존노에게 SNS란?(존노는 매일 아침 자신의 SNS에 ‘모닝송’을 추천하는 등 팀원 중 가장 활발하게 SNS 활동을 하고 있다)
존 노 – SNS란 저에게 소통이에요. 이야기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잖아요. 오늘은 아침에 스케쥴이 있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추천곡을 올렸어요. 항상 눈뜨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거든요. ‘오늘의 노래’ 느낌으로 나름 의미를 넣기도 해요.
길 가다가 높이뛰기는 왜 했나.(SNS에 공개된 사진 중 김바울이 키 187㎝의 황건하를 뛰어넘는 듯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김바울 존노 고영열 황건하 – (일동웃음)
황건하 – 그때 같이 밥 먹으러 가면서 바울이 형이랑 스포츠 얘기를 했거든요. 제가 형한테 “형 운동신경이 좋은데?”라고 하니까 갑자기 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거예요. 잠깐 서보라고 하더니 뒤에서 제 어깨를 딱 짚고 저를 넘었어요.
존 노 – 근데 그걸 영열이가 찍었어요(웃음)
김바울 – 저희가 “뭐 해주세요” 하면 잘 못해요. 근데 가만히 두면 갑자기 이상한 걸 하면서 잘 놀아요.
앞으로 라비던스로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고영열 – 미국 카네기홀에 서보고 싶습니다.
존 노 – 설 수 있어!(존 노는 2018년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김바울 – 월드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꼭 서보고 싶어요. 어떤 주제든 라비던스만의 색깔로 잘 녹여낼 자신이 있어요.
존 노 – 언젠가 코첼라 페스티벌, 그래미 시상식에도 서보고 싶어요. 그보다 먼저 대한민국의 모든 무대에 서보고 싶습니다. 저희가 9월6일날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참여해요. 라비던스의 첫 야외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